오바마, 韓 북핵정책 ‘고평가’ 배경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 한국의 북핵정책을 높게 평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보여준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일단 미국의 새 정부도 한국의 북핵정책을 지지하며 향후 한국과의 탄탄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지만 그가 ‘한국의 정책에서 교훈을 얻었다’고까지 밝히면서 오바마 정부가 북핵문제를 비롯한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실감한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가 안팎에서는 작년에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보여진 한국의 입장에 대해 미국의 새 행정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해 10월 초 평양을 방문, 북한과 검증문제에 대해 사실상 합의했다고 전할 때 ‘6자 차원에서 문서로 합의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 그해 12월 열린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검증의정서의 문서화는 실패했고 미국이 검증에 대한 잠정합의를 토대로 미리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었다.

북핵문제를 다루는 정부 당국자는 “특정 사안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한국이 그동안 6자회담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서도 원칙을 지키며 인내를 가지고 상황을 진전시키려 노력한 것을 전반적으로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배경이야 어찌됐든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한국이 감당할 수 없을 속도로 북한과 과감한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최근 일련의 상황을 살펴볼 때 6자간 공조를 철저히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