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때 아빠 잃은 초등생, 탈북언니 보고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는 19일 오후 ‘북녘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쓰기 대회’ 시상식을 통해 대상을 수상한 대전복수초등학교 6학년 조시은 양을 비롯해 입상자 63명에게 상장과 상금을 전달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전국 700여 개 초등학교에서 9350명의 학생이 편지쓰기 대회에 참석했고 민주평통은 1만여 건에 가까운 편지를 접수해 7월 25일 1차 심사, 이달 4일 최종심사를 거쳐 8일 입상자를 발표했다.

편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조시은 양은 편지를 통해 2002년 연평해전에서 아버지를 잃고 북한을 원망했다면서 “왜 평화로운 우리나라에 쳐들어와서 아빠를 빼앗아갔냐’ 소리치고 싶었지만, 탈북한 언니가 말라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가족, 우리 동포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말 북한이 하늘만큼 땅만큼 싫었고, 선생님이 북한과 우리는 한민족, 한가족이라고 얘기해도 난 사랑하는 나의 아빠를 빼앗아간 나라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도 “나처럼 북한의 어떤 친구도 아빠를 잃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아픔을 같이 나누고 더 이상 우리 같이 가족을 잃는 친구들이 생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는 조 양은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연평해전으로 부모를 잃는 상처를 입은 북한의 친구를 만나 같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양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 29일 연평도 인근에서 북한 함정의 기습 공격으로 전사한 조천형 중사의 딸로 당시 태어난 지 100일 밖에 안 된 갓난아기였다. 

당시 조 중사는 기관포 사수로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경계 임무를 수행하다가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 중에 기관포 방아쇠를 끝까지 잡은 채로 전사했다. 당시 연평해전으로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당했다.  

한편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이날 “우리 아이들의 진솔하고 솔직한 마음이 북녘친구들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어린이들이 편지에서 하나같이 북한 주민들이 굶주리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통일을 통해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