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중학생 마약 조사 위해 신체검사 실시…보안원 학교 위장 투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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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청진 라남제약공장에서 생산하는 아편가루.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 아편 흡입이 확산되자 당국이 단속을 위해 일제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보안원(경찰)들이 교사로 위장 투입시켜 아편 유통자를 단속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7일 알려왔다. 

북한은 마약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사용해오다 내부 마약 중독이라는 부메랑을 맞았다. 2016년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면접조사에 따르면 탈북민의 절반 이상은 북한 주민의 30% 이상이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탈북민들은 일반 가정이나 청소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 당국은 2013년 아편 제조업자를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공사에 따르면, 김정은 시대 북한은 마약을 마약을 체제 위협의 가장 큰 요소로 보고 단속과 주민 교육을 강화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아편을 피운 중학생들이 길가에서 싸움질을 하고 이상 망태기 같은 행동을 해서 보안원들이 출동해 검거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 학생들 팔뚝에 주사 자국이 여러개 있어 보안원들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은 당국 차원에서 북부지방에서 양귀비 농장을 통해 아편을 제조해왔다. 아편 진액을 받아내고 꽃대를 말려 가루를 만드는 일에 중학생들을 대거 동원했다. 양강도 대홍단군과 백암농장은 대표적인 백도라지사업(아편재배) 현장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 혜산시 중학생 5, 6명이 아편을 주사하고 거리를 활보하다 군인 4명에게 시비를 걸고 싸움이 벌어졌다. 흥분 상태에서 군인들에게 폭행을 가하던 이 중학생들은 보안원까지 출동했는데도 주변 물건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다. 

보안원 십여 명이 출동해 체포 후 심문을 진행한 결과 아편 흡인과 주사를 수 차례 해온 것으로 밝혀졌고, 일부는 중독자라는 판단까지 내려졌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혜산시는 청소년들의 마약 단속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10월부터 관내 중학교 신체검사를 일제히 실시했다. 또한 보안원들을 위장교사로 파견해 마약 사용 위험이 있는 학생들을 적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단속과 함께 교육사업도 병행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아편의 위험성에 대한 인지는 낮다고 한다. 소식통은 “아편이 마약이라는 생각보다 치료제나 기분전환용 (의)약품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제) 단속으로 중학생들이 호기심으로도 아편 사용을 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열다섯살 짜리 학생들에게 아편을 공급하는 자들도 모조리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