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美대사 “지금은 세번째 변화의 시기”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는 27일 “70년대 처음 왔을 때 한국의 경제적 변화를 봤고 80년대에는 두 번째로 와 정치적 변화를 목도했다”며 “아직 한반도에 긴장과 분단이라는 유산이 남아있는 지금이 세 번째 변화의 시기”라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대전 유성구 궁동 충남대학교에서 송용호 총장으로부터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 속담에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한국에 처음 발 딛은 지 30년이나 됐는데도 한국말을 잘 못한다”며 말을 꺼낸 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한국은 이미 두 차례 커다란 변화를 거쳤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어 “아직 한반도에 긴장과 분단이라는 유산이 남아있는 지금이 세 번째 변화의 시기”라며 “북한의 주민이 우리와 같은 기회를 누리고 북한이 완전히 자유롭고 평화롭게 되도록 앞당기려면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또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 간의 강력한 협력이 바탕 되어야만 한다”면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두 나라의 안보동맹을 공고히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와 함께 한미관계를 안보동맹과 공동번영, 인적관계, 글로벌협력 등의 분야로 나누어 설명한 뒤 미국 정부가 한국 대학생들에게 최장 18개월 동안 미국 내 어학연수.인턴취업.여행 기회를 주는 내용으로 지난 3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웨스트(WEST)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또 오는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우주대회(IAC)도 언급하며 “얼마 전 미항공우주국(NASA)의 마이클 오브라이언 국제협력본부장이 대전에 다녀간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주분야는 상호 보완적이고 구체적으로 협력이 가능한 분야다. 나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특강은 행사장인 정심화국제문화회관 대덕홀을 가득 메운 학생들과 학교 관계자들의 호응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스티븐스 대사는 주로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서도 종종 한국말을 섞기도 해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갈채를 이끌어내기도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