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병렬, 버시바우 `미꾸라지’ 비유 논란

여당 의원이 23일 대북문제에 대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언행을 ‘미꾸라지’에 비유하면서 강한 어조로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宣炳烈) 의원은 이날 미리 배포한 국회 대정부 질문서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대북 강경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속담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물을 다 흐려놓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 경우가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선 의원은 “지금은 위폐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대북한 정책책임자도 아닌 미 대사의 일방적인 강경 여론몰이는 위폐문제 해결 및 6자회담 재개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초선의원은 “동맹국 대사로서 외교적으로 신중한 언행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정부 질문이라는 공식석상에서 이런 수사를 사용하는게 적절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 의원은 실제 대정부 질문에서 미꾸라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머드피시(mudfish.미꾸라지) 발언은 배포한 질문서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선 의원은 “굳이 질문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의사표시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리당 안영근(安泳根) 의원도 ‘북한은 범죄정권’, ‘그같은 불법행위는 히틀러 이후 처음’ 등 버시바우 대사의 언급을 나열한 뒤 “이렇게 지나치게 발언한 외교관은 한 번도 못봤다”며 “우리 정부가 미 대사에게 너무 고분고분한 것은 (대미 외교라인에서) 동맹파가 승리했기 때문 아니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은 “여러 미묘한 과정에서 협상 상대방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은 하지 않는게 바람직스럽다”며 “제가 본인을 포함,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에게 이같은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미 대사의 언행은 2년전 우리 의원이 대만을 방문한 것 때문에 중국대사가 의원의 방중을 막겠다고 한 것보다 훨씬 부절절하다”며 “버시바우 대사가 주한미대사로 왔는지, 외교부와 국민에게 훈시하러 왔는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