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외교관들 “김정일 심장수술 받아야”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 주재하고 있는 서방 외교관들은 김 위원장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심장수술을 받아야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워싱턴타임스(WT)가 11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베이징발 기사에서 서방외교관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은 한꺼번에 30야드(약 27m)를 걸어갈 수 없을 정도여서 숨이 찰 때마다 앉아서 숨을 고르기 위해 가는 곳마다 의자를 갖고 다니는 수행원을 동반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특히 지난 달 베를인의 독일심장재단 소속 의사 6명이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 건강악화설이 다시 불거졌다면서 서방외교관들은 당뇨를 앓고 있는 김 위원장이 독일 의료진들로부터 치료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들어 23차례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42회보다 훨씬 적은 것이어서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다는 추측 등 건강악화설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독일심장재단 방북팀의 대변인은 그들이 3명의 노동자와 간호사, 과학자 각각 1명을 치료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또 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가 계속 거론되면서 왜 김 위원장이 후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 해답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최근 일련의 군검열에 둘째아들 정철(26)과 정운(23)을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장남 정남(36)은 지난 2001년 가짜 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가 적발.추방된 뒤 김 위원장의 ‘눈밖에 났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북한에 군부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김씨 왕조’가 끝나고 북한이 핵무기 폐기 및 개방화의 길로 나설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한편, 바버라 니콜라우스 독일심장재단 대변인은 독일 의사들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북한 고위인사들이나 김 위원장 가족들은 러시아, 스위스, 독일 등 외국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북한 보도에 따르면 독일 의사들이 작년에도 방북, 어린이들과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을 치료했다.

장성택은 당초 올해 초 2차 수술을 받기 위해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북한 인사들의 외국 방문을 금지한 지난 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입국이 거부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