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차’로 달리며 3억 날린 남북화물열차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작년 12월 정식 운행이 시작된 남북 경의선 화물열차가 텅 빈채로 운행되는 횟수가 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권영세(한나라당) 의원이 23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경의선 문산(도라산역)-봉동(판문역) 구간을 운행한 화물열차는 지난 8월까지 163회 운행했고, 이 중 150회는 화물을 싣지 않고 운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화물을 운송한 경우는 작년 12월 3차례, 올해 1월 4차례, 2월과 3월이 각 2차례, 4월과 6월이 각 1차례로, 308t의 화물을 반출했고, 42t을 반입했다.

남북 경의선 화물열차 운행은 10·4 합의에 따라 작년 12월 11일부터 도라산역-판문역 구간 운행을 시작했으며,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1차례 운행해왔다.

이 열차는 1월까지는 총 12량이 운행됐으나, 수송 수요가 많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2월부터는 화물이 없을 경우 기관차와 차장차 등 2량만으로 운행되고 있다. 이 같은 빈차 운행으로 모두 2억7천153만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현재로선 남북간 철도 운행의 효과가 지속적인 운행을 통한 선로 상태 유지 및 점검, 남북관계 관련 상징성 등에 머물고 있으며 남북간 물류에 대한 기여도는 매우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권 의원은 “아직 철도수송 관련 인프라 시설이 미비한 상태인데도 현실적 상황을 고려치 않은 채 열차 운행을 개시했다”며 “지난 정부의 전시성 남북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