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제타격식’ 포사격 의도는

북한이 27일과 28일 연이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다양한 화포를 동원, ‘일제타격식’ 사격을 가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27일 오전 9시5분부터 저녁 10시까지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사이 NLL로부터 2~2.7km의 북한 해상 수십 곳에 100여발의 각종 포탄을 쏟아 부었다.


이들 지점에는 130mm 해안포(사정 27km)와 240mm 방사포(사정 60km), 170mm 자주포(사정 54km) 등이 동시에 탄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에는 연평도 북쪽 북한 해상에 해안포 5~6발을 발사했다.


특히 북한은 전날 한 곳의 목표지점에 한 번에 5~6발에서 25~40발을 동시에 발포하는 ‘TOT'(일제사격) 방식으로 사격을 한 것으로 드러나 군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포병훈련 때 이용되는 TOT 방식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목표물로 포탄을 일제히 발사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이 이 방식으로 NLL을 향해 집중 포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NLL로부터 2~2.7km의 북한 해상에 설정된 사격구역(목표구역)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포탄을 집중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행동에 대해 정밀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군 출신의 한 탈북자는 “북한은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할 때 선박이나 무인도를 목표물로 정해 타격한다”면서 “이번에도 목표구역을 정했으며 이는 정밀타격 능력을 향상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또 북한군이 야포의 성능을 개량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NLL 북한쪽 해상에 형성된 탄착점에 정확하게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야포의 성능을 개량하면서 이번에 테스트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도 이런 주장에 주목하고 북한이 발사한 포탄의 탄종과 발사지점을 정밀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일제타격식’ 포사격은 포병 출신으로 알려진 리영호(대장) 북한군 총참모장(남한의 합참의장)의 작품일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KIDA의 다른 전문가는 “리영호는 포병전문가로 중구경인 해안포를 대구경으로 교체한 장본인”이라며 “이번 포사격은 리영호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리영호 총참모장은 작년 2월과 3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포병부대 포사격훈련 참관 때 수행했다. 지난 15일 평양 인근 서해안에서 240mm 방사포와 전투기 등이 동원된 가운데 진행된 육.해.공군 합동훈련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 12월23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8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 보고를 통해 미국이나 남한이 북한의 `자주권 행사’를 훼방하거나 영역을 침범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보복타격으로 침략의 아성을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