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시회 참가 기업소에 표창 수여하며 “인민 위해 싸게 팔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함경남도 인민소비품전시회가 10일부터 도과학 기술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함경남도에서 인민소비품전시회에 참여한 기업소의 등수를 매기고 국가수훈과 노력훈장, 공로메달 등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경공업 부문 공장·기업소와 생활필수품 생산단위들이 참가한 전시회에서는 570여 종에 7만 5000여 점의 인민소비품이 출품됐다.

21일 함경남도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남도당과 인민위원회는 10일부터 진행한 인민소비품전시회에 대한 총화(평가)사업을 18일 진행했다. 우수한 행정 일군(일꾼)과 공장·기업소를 평가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모범적인 단위는 많으나 그중 동흥산 은하피복공장에서 만든 피복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인기 있고 주민들이 소문을 듣고 찾는 상품이 바로 이 공장의 겨울 단복이었다는 것.

이에 따라 훈장과 표창 수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다른 공장 일군들이 내적으로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동흥산 은하피복공장은 원래 국가가 외화를 벌어들일 목적으로 꾸려진 공장으로, 도안에서 본격적으로 달라붙어 꾸려줬으니 수준도 질도 응당 높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수군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표창을 수여하면서 기업소들에 “보여주기식으로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인민생활에 이바지하도록 할 데 대해”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즉 은하피복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시장 가격보다는 좀 싸게, 이윤은 조금만 남게 판매해 인민들이 덕을 보게 하고 섬유공업 도시를 둔 함경남도가 인민소비품 생산에서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인민소비품 전시회의 목적이 도내 경공업 공장을 중심으로 인민생활 향상에 있었다는 뜻이다. 또한 오는 2022년 양력설을 맞아 주민들에게 싼 가격으로 공급하려는 속심도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경공업 공장들은 비싼 자재를 시장에서 사서 제품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눅은(싼) 가격으로 팔면 자재나 노력 값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가 수매상점들도 대체로 중국무역으로 들여온 상품을 팔던 상점으로 현재 물건이 없어 전시회에 나온 기업소의 상품을 제값에 돈 주고 사서 진열해 놓고 그대로 팔아주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