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분업화 확산…국수 제조·판매 분업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6월 3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 당 5200원에 신의주에서는 1kg 당 5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혜산은 56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달러는 평양은 1달러 당 8,140원, 신의주는 8,300원, 혜산은 8,49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2350원, 혜산에서는 24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500원, 신의주 140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450원, 혜산에서는 845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100원, 신의주 5200원, 혜산은 5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였습니다.
 
1. 최근 한국의 날씨가 꽤 더워서 그런지 요즘 점심시간 메뉴로 냉면이 잘 판매되고 있다고 하는데, 북한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전해진 소식에서도 북한 장마당에서 냉면이 주민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시간을 통해 북한 장마당에서의 냉면에 대한 주민들의 소비와 장사꾼들의 공급 현황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땐 냉면이 점심메뉴로 딱이죠, 북한 곳곳의 장마당들에서도 냉면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회사마다 에어컨이 없는 곳이 없잖아요, 지어 식당에까지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밖에서의 더위만 피하면 그만인데요, 북한 주민들의 경우 밖에서도 더위와 싸워야 하고 집안에서도 더위와 씨름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랍니다. 왜냐고 물으시는 눈빛인데요, 바로 전력사정으로 북한 주민들은 선풍기가 있어도 쓸 수 있는 날이 드물거든요. 그러다보니 당연히 냉수나 오이냉국은 물론 확실하게 끼니도 해결되고 더위도 날려 보낼 수 있는 냉면을 많이 선호하게 된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해온데 의하면 최근에는 연결식 장사도 활성화되고 있어 시장에서의 국수장사도 꽤 할 만 하다고 하더라구요.  날씨가 덥잖아요, 북한의 날씨를 보니까 요즘 한국의 날씨와 별 다르지 않더라구요, 국수반죽을 기술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 많은 시간동안 국수를 팔고 앉아 있으면 노동시간에서의 효용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것과 같죠, 국수를 잘 누르는 주민은 국수만 만들고 대신 판매를 잘 하는 주민은 판매만 하면 두 사람 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음식장사들도 이런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장마당에서는 이전과 다른 국수가격도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2. 이전에는 2000원부터 6000원짜리 국수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1000원짜리와 그보다 적은 500원짜리 국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국수가격이 내렸다고 봐야 하는가요?

글쎄요, 국수가격이 내렸다고 해야 할지 답을 드리기가 좀 애매한데요, 이전에 국수 한 그릇에 2000원부터 육수에 돼지고기 고명을 얹은 것은 5000원~6000원 정도를 했었다면 지금은 1000원짜리 국수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구수의 양은 2000원 가격을 했을 때의 절반보다 더 적다고 합니다. 대신 배추김치나 오이무침 등 고명과 냉국을 많이 부어서 판매한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저도 국수를 참 좋아하는데요, 특히 냉면은 여름철 더위에 지친 몸에 생기를 주는 것 같기도 해서 즐겨 먹었던 음식이거든요, 그런데 저 역시 국수절반 고명절반을 담은 국수를 더 좋아했었어요, 맨 국수를 먹기보다 김치나 오이냉채 등 고명과 함께 먹어야 냉면은 제 맛이 나거든요.

소식통은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최근 2000원짜리 국수는 없어지고 대신 고명을 많이 얹은 1000원짜리나 500원짜리 국수가 대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500원짜리는 국수사리가 한줌만하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500원짜리 국수가 등장하면서 이전보다 국수가 더 잘 팔리고 더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결국은 국수의 양은 이전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 가격도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손해 보는 일이 없이 하는 한편 어린이나 연령층이 높은 주민들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게 하다 보니 많은 구매자들이 늘어나게 되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500원짜리 냉면이 국수사리가 한줌만하다고 하는데 왜 굳이 한줌만한 국수사리를 만드는지가 궁금합니다.

네, 더위를 냉면으로 날려 보내려는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그런데 지난해나 이전처럼 2000원짜리로만 냉면을 팔다보니까 아이는 한 그릇을 다 먹을 수 없으니까 어른이 한 그릇을 사서 아이와 나눠먹기가 일쑤였답니다. 그리고 대부분 엄마들은 아이들이 냉면을 먹고 싶다고 해도 한 그릇을 다 먹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구매를 꺼리는 때도 있었는데요, 지금은 500원짜리니까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양이고 돈도 500원이기 때문에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있는 어르신들도 가격에서의 부담을 크게 가지지 않고 점심 한 끼를 500원짜리 국수로 해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전의 2000원짜리 국수를 팔던 때보다 1000원이나 500원짜리 국수를 팔 때의 이윤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냉면 장사들도 좋아하고 고명 재료를 파는 다른 상인들도 덩달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4. 냉면의 공급과 수요가 급증한데 그런 이유가 있었네요, 여하튼 구매자나 공급자 모두 좋은 결과로 인식되고 있어 다행이네요, 서두에 냉면장사도 연결식으로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을 염두에 두신건지요?

아, 네 사실 감자전분으로 만들어지는 농마국수는 반죽을 잘 해야 국수가 매끈하고 가늘고 또 탄력도 보장이 되거든요, 당연히 이 모든 것이 잘 돼야 국수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답니다. 때문에 국수장사꾼들은 대부분 국수반죽을 잘 할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기도 하고 또 자체로 개발하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연결식 장사가 아니라 혼자서 하는 장사라면 어떻게 되겠어요, 국수반죽을 잘 하는 기술자가 많은 시간을 냉면을 파는데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요. 사실 기술자가 기술제작이 아닌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 되는거죠.

적재적소에 노동력을 배치해도 능률이 배로 날 수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들도 수십 년간의 시장 활동에서 체험한 것 같네요. 이런 이유로 국수를 잘 만들 수 있는 장사꾼은 국수만 만들고 그리고 판매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장사꾼은 국수장사꾼에게서 국수를 넘겨받아 국수를 팔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국수를 만드는 주민이나 판매를 하는 주민이나 돈은 돈대로 벌고 결국 판매실적을 올리게 되는거죠. 장사가 잘 되면 가족의 생계 또한 잘 해결될 것이어서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5. 그리고 또 궁금한 점 한 가지는 냉면은 꼭 농마국수만으로 하는가요?

아닙니다. 밀국수로 하는 냉면도 있긴 한데요 밀국수 냉면은 값이 상대적으로 싼데 비해 맛으로 보면 농마국수에 비기지 못하거든요, 그러다보니 대부분 주민들이 농마국수로 만든 냉면을 찾게 된답니다. 잘 팔리지 않으니 주민들은 밀국수를 냉면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저녁 해가 진 후에 온면으로 팔게 되는데요, 온면은 냉면처럼 수요가 많지는 않아도 나름 저녁장마당의 구매순위에 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춘궁기에는 국수가 제일 많이 팔린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는데요, 아마도 남새 등으로 고명을 많이 넣고 거기다 시원하면서도 배도 불릴 수 있는 냉국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주민들의 생계계획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 지금 생각하면 안쓰러운 일이기도 한데요, 저는 고난의 행군시기 감자농마국수가 아니라 감자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었습니다. 일부 시장에서도 이런 감자국수가 아주 싼 가격에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감자국수라는 것은 감자를 굵게 채치고 거기에 녹마가루를 씌웁니다. 그리고 설설 끓는 물에 넣어서 데쳐내는데요 바로 냉국을 넣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고급한 음식들이 입맛을 바꿔놔서 90년대 중반에 즐겨 해먹던 감자국수를 해먹으면 그 때의 그 맛이 날지 모르겠지만 풀을 뜯어먹을 기운이 없어 많은 아사자가 생겼던 당시는 맛난 음식 중의 한가지였답니다.

좀 슬픈 이야기로 흘러갔네요, 냉면은 한국이나 북한이나 더위를 좇기 위한 좋은 음식 중의 하나이면서도 맛으로 먹는 공통점도 있지만 북한에서는 불려먹기 위한 것이 한국과 다른 점이 되겠네요.

6. 북한의 감자녹말은 전 지역에서 다 생산되는 것이라고 봐도 되는가요?

네, 북한에서의 농마 생산지는 양강도의 전체지역과 함경북도의 일부 지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감자 자체는 북부고산지대에서만 생산이 가능하고 일부 내륙지역에서도 감자농사가 가능하지만 전분을 추출할 수 있는 육종의 재배가 어렵다는 것이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인데요, 이렇게 생산지는 양강도나 함경북도의 일부 지역들만 해당이 되지만 국수로 전환되어 팔리는 것은 전국의 어느 시장을 가도 가능하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과 탈북자들의 말입니다. 특히 양강도에서 살고 있는 달리기꾼들이 감자녹말을 가지고 평성이나 신의주 등 감자녹말이 없는 지역으로 장사활동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감자녹말 국수는 북한 전역에서 팔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단 원산지인 양강도나 함경북도에서처럼 가격에 비해 국수의 양이 많지는 않겠지요, 황해도나 평안남북도에서도 양강도의 감자녹말이라면 구매자가 엄청 몰릴 정도라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냉면사랑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겠네요

7. 아, 그렇네요, 그러면 평양에서 팔리는 냉면도 농마국수라고 봐도 되는가요?

네 평양의 옥류관이나 청류관 등 국가식당들에서 여름철 관광객들이나 손님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냉면도 감자녹말과 메밀을 섞어서 만든 것이구요, 지방의 이름난 냉면식당인 함흥면옥에서도 감자녹말로 만든 국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성시의 장수각과 평양의 평남면옥 등에서 판매되는 국수 또한 감자녹말국수입니다. 저는 2000년대 초에 평성의 장수각에 농마를 전문 날라가 장사를 했었는데요, 그 곳에서는 특별히 양강도 백암군에서 나는 감자녹말이 국수가 잘 된다는 평가도 있어서 단골손님으로 인정, 한때나마 판매처가 정해져 있어서 장사를 쉽게 돈도 쉽게 벌기도 했답니다.

북한 김정은이 양강도 백암군과 대홍단군의 감자농사에 주력을 쏟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감자녹말 생산이기도 한데요, 주로 감자생산의 원산지인 양강도에서는 특별한 손님이 오거나 가족의 생일과 결혼식, 회갑 등에 농마국수가 없으면 안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정월대보름에서 길명국수로도 농마국수가 사랑을 받기도 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국수오리처럼 긴 어려움도 이젠 끝장이 나길 바라는 마음, 이 시간을 빌어 전해드리며 무더운 여름 무더위에 잘 견뎌달라는 당부의 말씀도 전해드리면서 오늘은 이만 인사드립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