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때마다 출렁이는 주식시장…지수로 산출해 봤더니 

한국은행 BOK 경제연구,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되면 한국 주가 수익률 개선”

BOK경제연구 ‘북한 발 지정학적 리스크 측정 및 한국의 주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발 리스크의 확대는 기본적으로 국내 기업의 주가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한국은행

‘주식 시장에서 북한 이슈는 좋아도 본전이고, 웬만하면 마이너스다.’

증권가에서 북한발(發) 파장을 두고 흔히 하는 말이다. 북한과 관련 긍정적인 계기가 발생해 주가가 상승하곤 하지만 결국 부정적인 이슈가 터지면 주식이 폭락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7일 발표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 측정 및 한국의 주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긍정적인 변수가 발생했을 경우 리스크 지수(GPRNK)는 50 이하로 하락했다.

반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던 2017년 8월 월평균 GPRNK는 314까지 상승했다.

북한 관련 뉴스 중 군사적 긴장, 제재, 대화, 경제협력 등 4개 범주에 해당하는 기사의 월간 빈도를 추출하고 부정적인 기사의 빈도에서 긍정적인 기사의 빈도를 차감한 뒤 이를 표준화해 GPRNK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수를 산출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GPRNK가 1% 증가하면,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0.0068~0.0148%p 하락하는 등 북한발 리스크의 확대는 국내 기업의 주가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변화했던 ‘2017년부터 2018년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주가 수익률을 평균 0.83~1.82%p 개선시켰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라는 종합변수에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미미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이를 연평균 GPRNK 지수로 환산해 볼 때 2017년부터 2018년까지의 위험성 지수가 228.7에서 67.0으로 70.7%가 하락한 것이다.

작은 파장이 큰 결과를 미치는 주식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결코 작은 영향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고정자산 비중이 높거나 남북경협과의 연관성이 높은 기업일수록 북한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외국인 보유율이 높은 기업일 경우 그 영향이 다소 완화돼 나타났다.

이종민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 연구는 북한발 리스크를 지수화해 시계열적으로 포괄적인 주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환율이나 고용, 투자 등 금융 분야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이 부연구위원과 이서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 정승호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가 공동으로 BOK경제연구(2021-10호)를 통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