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규모 국책사업 ‘건설자재 횡령·절도’ 감독 강화 지시

원산서 시멘트 빼돌린 자재인수원 및 보안원 체포해 조사

평양 거리 조성, 삼지연꾸리기 및 원산 갈마지구 조성 등 전국적인 대규모 건설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북한 당국이 건설 자재 확보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유출 방지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대북제재와 수해 등으로 철근과 목재, 시멘트 등 건설자재 공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그동안 사실상 방치해온 자재 횡령과 절도를 차단하기 위한 관리 감독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강원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강원도는 많은 지역과 철도에 큰물 피해가 들면서 원산 갈마지구 건설장의 자재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외세와의 대결전이 벌어지는 건설장에서 자재를 빼돌리는 행위는 당의 방침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행위라면서 엄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철도 사정이 좋지 못해 역마다 서서 대기를 하는데, 밤이 되면 철도 일꾼과 개인들이 조직적으로 짜고 들어 자재를 훔치는 일이 자주 발생해왔다”면서  “내각 건설건재상이 자재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는 자재 인수자들을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북한 건설현장에서는 인민군 건설 병사들과 돌격대원들이 관련 업자들에게 자재를 빼돌리고 먹을 것으로 배를 채우는 일이 다반사다. 심지어 건설 노동자들이 곽밥(도시락)을 먹고 거기에 시멘트를 채워가기 때문에 사실상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 공급이 부실한 상황에서 속도전을 요구하다 보니 건설 감독관들도 현장에서 영양보충을 위해 자재를 훔쳐 파는 행위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주는 형편이었다.

당국의 건설 자재 단속 지시는 국가적인 도시 조성 사업이 진행되는 양강도 삼지연군과 혜산시 일대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도 8일 “건설사업이 대규모로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간부들이 국가 자재를 빼돌려 횡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삼지연꾸리 사업을 지휘하는 216사단에서 건설단 소속 부대원들과 돌격대, 노동자들에게 국가재산을 훔친 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겠다는 교양을 했다”고 말했다.

일부 성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갈마지구 공사현장으로 보내는 시멘트를 빼돌린 자재 인수원과 보안원이 최근 일주일 사이 체포됐고, 건설장에서는 공상에 쓸 못을 통째로 훔친 노동자가 자재 유출을 수상히 여긴 감독관에게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건설장에서 철근 1미터, 시멘트 1키로(kg), 장비 하나라도 손을 대는 자가 있으면 국가재산을 훔친 죄로 엄벌하고, 이를 집행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안면이 있는 기존 감독관 외에도 경비인력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 “자재인수원들에 대한 추가 검열까지 예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