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집권 10년 기념 특별공급 지시…충성심 유도 노린다

소식통 "당국 직접 지급 아닌 각 지역서 자체 마련...최고사령관 추대일 휴식 지시하기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올해를 “당의 강화발전의 새로운 장이 펼쳐진 역사적인 해”라고 규정했다. 북한은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정치국 회의를 열고 올해가 ‘승리의 해’가 됐다고 평가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12‧30)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특별 공급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오는 29일 전까지 식료품, 생필품 등을 주민들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각별히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이 같은 지시는 내각에서 각 지역 인민위원회를 통해 전달됐으며 내각은 곡류, 맛내기(조미료), 육류, 해산물, 당과류, 비누 등 지급 품목도 상세히 지정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러한 품목은 당국이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인민위원회가 자체 마련하는 것이어서 실제 주민들이 수령하게 될 공급품은 지역별로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당국이 평양시를 중심으로 3개월치 식량을 배급한 것과는 별개로 김 위원장의 집권 10주기에 의미를 맞춰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김정은 집권 10년…평양 중심구역 위주로 3개월치 식량 풀었다)

일단 평양시의 경우 쌀, 맛내기, 돼지고기, 도루메기(도루묵), 사탕가루(설탕), 비누 등 내각에서 언급한 품목을 모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강, 서성 구역 등 평양 중심구역 인민위원회에서는 주민들에게 ‘특별 명절 공급을 맞아 집집마다 5000~6000원 가량을 준비해 놓으라’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 공급이라고 해도 무상공급이 아니라 국정가격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5000원 정도면 쌀 1kg 정도의 가격이지만 당국이 지원하는 특별 공급의 값을 치르기에는 상당히 많은 돈이다. 이에 평양 중심구역 거주 주민들은 김 위원장 영도 10년을 맞아 나라에서 괜찮은 선물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소식통은 “2012년 태양절(김일성 생일, 4월 15일) 100돐(돌) 명절 공급 때 1800원을 주고 쌀, 찹쌀, 기름, 사탕가루, 도루메기, 속내의 등을 다 받았었다”며 “명절 공급인데 5000원을 준비하라는 건 그만큼 많은 공급을 주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10년 전과 비교할 때 물가나 경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정가격으로 선물을 공급해도 5000원 가량으로 많은 양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관엔 오는 30일 김 위원장의 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일 휴식에 관한 지시도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성과 군(軍) 기관들은 지난해에도 김 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을 맞아 12월 30일을 휴무일로 지정했지만 민간 기관과 일부 국영 기업소도 휴식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소식통은 “올해는 1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라서 국가적으로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기관마다 총비서 동지(김 위원장) 사상 학습을 진행하는 등 연말 모든 행사가 영도 10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