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교사들, 학생에 “감자 운송하게 돈 내라”…교권 추락

감자수확
북한 양강도에서 농장일꾼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교사들이 감자 수확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흉년이 예상되자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농장으로 출근해 수확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지난 25일부터 양강도 내 교원(교사)에 관한 감자 배급이 도 교육부로부터 할당됐다”면서 “감자 배급은 10월 초나 중순이 적기이지만 양이 부족할 것이라는 판단에 교원들은 지난해보다 10일이나 앞당겨 감자 동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양강도 감자 작황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침수와 가물(가뭄) 피해를 입는 한편, 비료나 거름을 제대로 주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교사들은 발 빠르게 감자 캐기에 나서지 않으면 할당량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경쟁적으로 감자 수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학교들에서는 감자 수확과 운반에 필요한 운송 자금을 학생들에게 부과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혜산시 일부 소학교(초등학교)에서는 학생 1명당 5000원~1만 원을 걷었고, 초급중학교(중학교)의 경우는 ‘선생님들이 배급 문제가 해결돼야 진도가 밀리지 않고 강의를 제대로 진행할 것 아니냐’며 1만 원 이상의 돈을 걷었다”고 전했다.

한편, 유치원 교사들도 감자 수확에 동원됐지만 학생들에게는 세외부담을 전가하지는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감자 수확과 운반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에 빠진 유치원 교사들에게 부과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가을에 접어들면서 교원들이 감자 수확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후대 교육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배급 문제 하나 해결 못 해 교육자들이 농장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생활난으로 교원들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현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학교들에서 교권이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