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통’ 박남기, 노동당 부장 기용

북한의 경제통인 박남기(71) 전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기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함경남도 정평군 광포오리공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박남기 동지가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노동당의 어떤 부서를 맡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대표적인 경제관료라는 점에서 경제부서를 맡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그가 노동당 중앙위 비서로 호칭됨으로써 당 비서에 기용된 지 10개월여 만에 다시 당 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30일 김정일 위원장의 도자기공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김국태.김기남.박남기 비서들과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주규창 제1부부장이 동행했다”고 보도, 그가 당 비서에 기용됐음을 밝혔다.

그렇지만 그가 당 비서와 당 부장을 겸직하는지, 아니면 당 비서에서 해임되고 당 부장 직책만 수행하는지 등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그의 당 비서 기용과 관련해서는 다소 혼선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통신이 명확하게 박남기 비서라고 호칭한 반면 조선중앙방송은 지난해 12월1일 같은 보도를 내보내면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인 김국태, 김기남 동지와 박남기 동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주규창 동지가 동행했다”고 소개, 박남기가 비서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운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박남기의 당 비서 기용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공식적으로 당 비서 직책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신임 박 부장은 지난 2002년 10월 내각 국가계획위원장에 있으면서 북한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했다.

구 소련 레닌그라드공대를 나온 그는 내각(정무원), 노동당, 최고인민회의 등을 넘나들며 경제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노동당 중앙위 제2경제사업부장, 노동당 중앙위 비서, 내각(정무원) 국가계획위원장, 노동당 중앙위 중공업부장, 최고인민회의 예산심의위원장, 평양시 행정경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86년부터 2003년까지 내각 국가계획위원장을 맡아오다 2003년 9월 최고인민회의 11기 1차 회의에서 한성룡 당 비서의 후임으로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에 임명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