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날씨 풀리자 익사 사고 속출, 이유는?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북한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봄이 다가오면서 산과들에 봄기운이 완연한데요, 얼음이 풀리는 시기에 늘 그러하지만 북한 일부 지역에서 강이나 저수지에서 인명피해를 동반한 여러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안 좋은 소식입니다.

양강도 소식통이 전해온 소식인데요, 보천군 지역에서 강에서 놀던 아이들이 얼음장이 깨지면서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양강도에는 삼수발전소와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원봉발전소, 강구발전소 등 발전소가 많은데요, 대부분 수력발전소이기 때문에 겨우내 얼었던 얼음을 믿고 저수지를 횡단하던 주민들의 물에 빠지는 사고들이 속출하는 겁니다. 3월 말과 4월 초에 익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군요.

진행 : 그렇군요, 따뜻한 봄이 오면서 얼음이 녹고 있다는 점을 주민들이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사고에 바로 출동하는 119구급센터가 있고 피해자들을 위한 보험제도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북한에서 이런 익사사고가 나면 어떻게 처리하나요?

기자 : 네, 저도 한국정착 초기부터 이런 시스템이 있어서 정말 좋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프거나 사고를 당해도, 또 화재가 있거나 심지어는 가정불화가 있어도 119, 112 등 관련 기관들에 전화 한 통을 하면 바로 현장에 출동을 하잖아요.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건데, 북한 주민들에게 이런 점을 설명해주면 처음에는 잘 믿지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가족들이라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기가 힘들거든요. 제가 북한에서 살 때 근처에 삼수발전소 댐이 있었는데요, 겨울동안 3~4미터까지 얼음이 졌다가 봄이면 위에서도 녹고 아래서도 녹으면서 익사사고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피해주민에게 인민반과 직장 등 관련 단위에서 부의금을 줬었는데,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상이 안 됐었습니다. 지금도 북한의 보험이나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주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진행 :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네요. 또 다른 소식도 들려주시죠.

기자 : 네 최근 비사회주의 근절과 관련하여 전국에 포고문이 내려졌고 해당 사한에 대한 주민들의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 데일리NK와 통화를 해온 양강도 소식통은 함경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 마약제조자와 판매자 그리고 마약을 국경지역으로 운반한 주민들에 대한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부분 주민들은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그 수법이 어디가겠나”며 “애매한 뚜꺼비 떡돌에 치인다고 정작 죽일 대상들은 비켜가고 힘도 없고 돈도 없는 주민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체포된 주민들은 해당 지역의 보위부 구류장에서 심문을 받고 있는데, 보위부에서는 가족들의 면회도 허가해주지 않고 있어 피해가족들의 걱정이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 : 다음은 시장 이야기 들어볼까요? 최근 동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 매번 조사를 하면서 북한 시장의 변화와 주민들의 생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 함경남도 함흥 그리고 양강도 혜산 등 전국 곳곳의 시장에 발품을 판 소식통에게서 웃지 못 할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상품의 브랜드가 판매자 혹은 용량에 따라 이름을 정한 상품들이 시장에 의외로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알아본 것은 냉장고와 밥솥, 그리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들이었는데 상품 이름이 있는 것은 고작 서너 개 정도였고요. 대부분은 ‘영이네 냉장고’, 혹은 A9, A10 등으로 용량별로 구분해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장마당에서는 냉장고가 용량별로 2단짜리 3단짜리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또 유리의 경우 평방으로 팔린다고 해서 ‘평방유리’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이름이 따로 없이 팔리고 있는 상품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주민들이 그런 식으로 상품을 찾아도 시장 상인들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을 정도였다는 겁니다.

어떤 매장에서는 냉장고 생김새나 색상을 이름처럼 사용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이름 없는 상품도 퍽 익숙한가 보더라고요.

진행 : 시장에서 상품들이 이름도 없이 판매가 된다는 것이 한국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북한 주민들은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나보네요?

기자 : 네 시장에서 판매를 하는 상인은 물론이고 해당 물건을 구매하려는 주민도 상품명에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주민은 냉장고를 구매할 때에도 서로 나는 3단짜리를 사려고 한다는 등으로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해외에도 좀 다녀본 주민들은 일명 ‘아는척’으로 상품명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들이 부르기 쉬운 말로 부르는데 익숙해져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와 관련하여 소식통은 “시장에서 이름이 없다고 잘 안 팔리거나 그런 일은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진행 : 흥미롭네요. 그렇다면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은 대체로 수입산인가요? 아님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전제품도 있나요?

기자 : 대체로 중국산과 일본산이 많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것도 일부 있는데 주민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중국산이라고 합니다. 북한산 상품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자력자강이 멀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 평양전기공장과 대동강전기공장 등에서 전기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대체로 국가경제에 필요한 전압설비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관련해서 강원도 원산시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동해상에서 일본에서 들여오는 일부 전기제품들이 있는데, 국경지역과 달리 원산시 근처의 시장에서는 텔레비전도 토시바, 미싱도 싱가로 일본산 가전제품들이 더 많다고 하더라고요.

진행 : 네.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쌀은 1kg당 평양 5160원, 신의주 5280원, 혜산 53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050원, 신의주 2070원, 혜산은 2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20원 신의주는 8200원, 혜산 823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70원, 신의주 1290원, 혜산은 1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500원, 신의주는 13700원, 혜산 14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7900원, 신의주와 혜산은 18000원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디젤유는 1kg당 평양 8250원, 신의주 8300원, 혜산 8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