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김치가 금치되나?…”가뭄으로 김장 물가 들썩”

가뭄 등으로 지난해比 최대 4000원 폭등..."주민들에게 큰 부담"

진행 : 이 주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첫번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 요즘 월동 준비를 하는 주민들이 많은데요, 마트에서는 김장용 배추가 많이 팔리고 있더라고요, 속살이 꽉 찬 배추가 지갑에 손을 가져가게 유혹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북한은 한국보다 기온이 낮기 때문에 한국보다 일찍 김장을 하게 된답니다.

특히 양강도의 경우 김장은 10월 말, 11월 초면 다 마친 상태가 되거든요. 늘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 동향을 취재하면서 올해는 얼마만큼의 김장을 했는지를 알아보게 됐는데요, 유난히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던 올해, 북한도 곡물이나 가을채소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에게 김장은 반년식량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죠?  

기자 : 네, 반년동안 먹을 식량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곡물 농사 못지않게 정성을 쏟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가뭄으로 가을채소 농사가 시원치 않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양강도 혜산시는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가을이면 중국산 채소들이 많이 유입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산 배추가 부족하면 중국산 배추를 구매하게 되는데요, 한동안은 중국산 배추가 연하고 속이 꽉 찬 상태여서 인기가 있었지만요, 북한산 배추보다 김치맛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주민들은 국내산 배추를 선호한다는 것이죠. 잘 사는 사람들은 김장용으로 국내산 배추 중에서도 품질이 좋은 것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진행 : 자연재해 때문에 배추 마련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최근 시장에서 배추의 가격 어떻게 되는지요?

기자 : 네, 어제 연락이 닿은 양강도 혜산 주민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무려 3000원~4000원이나 올랐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지난해 가격은 김장철 배추 1kg 당 1100원 정도였다면 올해는 4000원~5000원을 한다는 것인데요.

최근 연간 김장철 배추가격을 확인해보니까 확실히 올해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양강도 혜산농민시장을 중심으로 김장철 배추 1kg 당 2015년에는 2000원, 2016년에는 2500원, 2017년에는 1000원으로 팔렸더라구요, 그런데 올해는 5000원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주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진행 : 김장을 하려면 배추만 필요한 게 아닌데, 다른 물품의 가격도 좀 전해주시죠.

기자 : 네, 김장을 하려면 우선 배추와 무, 소금 그리고 양념감에 들어가야 하죠. 그러니까 마늘과 고춧가루가 있어야 하고 김치의 맛을 내는데 필수품목인 젓갈 등 수산물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4인 가정을 연도별로 조사하고 있는데요,

최근 사례부터 본다면 2015년에는 kg당 소금 700원, 배추 2000원, 무 1000원, 양배추 1800원, 마늘 8000원, 고추 28,000원, 명태 11,000원이었고요, 2016년에는 소금 650원, 배추 2500원 무 1520원, 양배추 2000원, 명태 11,700원, 고추 12,000원에 팔렸습니다. 2017년에는 소금 500원, 배추 1000원, 무 800원, 양배추 800원, 명태 12,000원이었고, 2018년에는 소금 700원, 배추 5000원, 무 500원, 양배추 800원, 고추 2만원, 명태 12,000원이었습니다.

진행 : 연도별로 김장을 할 때 얼마큼의 돈이 필요했는지 설명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기자 : 연도별로 종합 액수를 말씀드린다면 2015년­ 112만 원(한화 15만원), 2016년­ 120만 원(한화 16만 원), 2017년 ­60만 원(한화 8만 원), 2018년 ­280만 원(한화 37만 원)정도로 가격차이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채소 농사가 잘 됐는지 안 됐는지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한 올해는 흉년으로 인해 채소가격이 상승한 것이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올해 김치는 ‘금치’라고 불러야 할 처지라고 합니다.

진행 : 다음 소식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 네, 북한 주민들의 김치 소식으로 우울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밝은 소식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내의도 겉옷도, 그리고 양말도 두꺼운 것으로 바뀌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진작 두꺼운 옷들로 무장했다고 하네요.

거기다 최근에는 북한산 양말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하면서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산 양말은 여름용 겨울용을 손으로 만져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얇거나 두툼하게 만들어져 나온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지난시기에 비해 절반 가격도 안 하는 북한산 양말들을 구매하면서 좋아한다고 합니다.

진행 북한산 양말,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떤 상표들이 있나요? 

기자 : 네, 북한의 최대의 양말 공장인 평양 양말 공장에서 생산된 ‘철죽’ 상표 양말이 대표적인데요, 남성과 여성, 어린이용으로 분류돼 생산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중국 양말에 비해 가격도 싸고 질도 좋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 남성과 어린이용 양말을 입수했는데요, 남성 양말은 어두운 색상의 여름양말이고 어린이용 양말은 딸기와 곰의 머리가 그려진 겨울용 양말입니다. 이에 한 북한 주민은 아이들 양말은 색상도 밝고 다양한 그림이 새겨진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맘에 드는 디자인이나 색상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양말공장에서 생산된 철죽 남녀 양말. /사진=데일리NK

진행 : 북한산 양말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 성인의 경우 여름용은 2000원 정도이고, 겨울용은 보통 3000원 정도입니다. 어린이용 양말은 1000원부터 3000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밝은 색상에 예쁜 무늬가 새겨져 있는 경우 구매자가 몰리면서 다른 양말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합니다. 이전에는 중국산 양말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대부분 북한산 양말이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시장 물가 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물가 동향 전해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1kg당 평양 5000원, 신의주 5100원, 혜산 5175원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옥수수는 1kg당 평양 1600원, 신의주 1540원, 혜산 185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쌀은 약 715원 정도가 되겠구요, 옥수수는 244원 정도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인데요, 1달러 당 평양 8190원, 신의주 8140원, 혜산 8200원에 거래가 되고 있고요, 1위안 당 평양 1180원, 신의주 1150원, 혜산 1125원입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5,000원, 신의주 14,800원, 혜산 16,000원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한화로 1kg당 2275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유가정보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과 신의주는 13,000원, 혜산 13,4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디젤유는 1kg당 평양 8,200원, 신의주 8,300원, 혜산 8,5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한화로 계산하면 휘발유는 1kg당 약 1885원 정도이구요, 디젤유는 1kg당 1170원 정도입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