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령 내려진 국경서 아사자 발생…옥수수 5kg 주면서 “버티라”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국경지대의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소식통

봉쇄령이 내려진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 굶어 죽는 주민들이 나타나자 북한 당국이 주민 1인당 옥수수 5kg씩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회령시를 비롯한 국경 지역 봉쇄 이후 세 가족이 굶어 죽는 일이 발생해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자 국가가 주민들에게 개인당 옥수수 5kg씩을 공급해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는 봉쇄령 이후 유통이 막히고 물가가 뛰어오르면서 하루 벌이로 먹고 살던 주민들이 배를 곯고 심지어 일가족이 아사하는 사례들까지 나타났다.

실제 이달 12일 기준으로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서 굶어 죽은 주민은 10여 명으로, 세 식구가 있는 두 가족과 네 식구를 둔 한 가족 등 총 세 가구의 구성원 전원이 사망했다.

이 일로 주민 사회 내에서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왔고, 이런 상황이 지역 당위원회를 통해 중앙에까지 보고되면서 결국 북한 당국이 봉쇄 지역에 대한 식량 공급에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우선 태풍피해 복구에 나선 함경북도의 수도 건설자들에게 식량을 공급해 주고 나머지를 국경주민들에게 공급했는데 1인당 옥수수 5kg씩 주면서 이것으로 어떻게든 버텨서 사회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선전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 당위원회에서는 전염병(코로나19)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 어려운 사정이라고 언급하면서 전염병이 없어질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며 조금만 참자고 주민들을 달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회령시 시장은 본래 하루 4시간을 운영하다가 봉쇄 이후 오후 3시~5시까지 2시간으로 운영 시간이 줄어 주민들이 상당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짐을 펴고 나면 어느새 짐을 거두는 시간이 되고, 물건 유통도 잘 안 되어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장사꾼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에 직면해 모두 한숨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경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에도 악조건 속에 힘들게 살고 있었지만, 이제는 국가가 전염병을 내걸고 꼼짝 못 하게 봉쇄해 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아우성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경 봉쇄만 풀리면 중국으로 달아날 속심을 품고 있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주민들은 먼저 도주한 이들이 옳은 길을 선택했다면서 아직까지 이 고생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머저리나 다름없다고 노골적으로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