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대북한 발언 이후 입 묶여”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존 볼턴 유엔대사 지명자가 지난 2003년 7월 북한에 대한 도발적인 발언에 격분했으며 이 사건 이후로 볼턴에 대해 자신의 승인 없이는 공식 발언을 할 수 없도록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이 지난 5일 상원외교위 관계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 볼턴 당시 군축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을 40차례나 직접 거명한 문제의 연설이 아미티지를 “매우 화가 나게 했다”고 말했다.

윌컨슨은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아미티지 부장관이 당시 제임스 켈리 차관보에게 매우 화가 났었는데, 왜냐하면 켈리가 머랄까 지쳐있던 순간에 그 연설을 승인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6자회담이 마련되는 시점에 행해진 볼턴의 연설에 격분, 볼턴을 비난했다고 전하고 북한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신격화돼 있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비슷한 언사를 사용했을 때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윌컨슨은 볼턴의 대북한 연설 이후 아미티지는 자신이나 윌컨슨이 볼턴의 어떠한 공개적 연설에 대해서도 직접 승인을 받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신문은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볼턴의 대북한 연설에 대해 아미티지의 보좌관이 “훌륭한 연설”이라며 승인하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것은 연설이 행해지기 전이었다고 전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