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北, 위폐 재발방지 증거보여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북한이 위폐를 찍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 보다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증거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27일자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지난주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위폐 문제와 관련, “평양은 최근 위폐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과거와 많이 달라진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북한이 리비아처럼 핵이나 위폐 등 모든 문제를 공개한 뒤 핵 물질과 관련 시설 일체를 폐기하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렇게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버시바우 대사는 3월7일로 예정된 위폐문제와 관련한 북미 뉴욕회동에 대해 “북한이 마침내 우리 제안을 받아들여 불법활동 문제를 논의키로 한 것은 다행”이라며 “리근 북 외무성 미국국장의 미국방문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그만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한국산 인정여부와 관련해 “미국은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FTA협상 대상은 미국산과 한국산 제품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미 FTA에서 쌀과 같은 민감 항목을 제외하려 할 경우 미국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의 기본 입장은 이왕 FTA를 체결하려면 모든 분야를 포함해 말 그대로 포괄적 FTA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인 개방분야나 이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한미 FTA 협상의 잠재적 시한을 2007년 3월로 보고 있는 것과 관련, “3월이 좀 욕심을 낸 시한인 것은 사실이나 시한을 정하는 편이 FTA를 타결하는데 유리하다”며 “마감시한을 정해 놓아야 양쪽 협상자들이 핵심사안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7월 1일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신속협상권이 만료되기 때문에 한.미 FTA는 가급적 빨리 타결하는 것이 좋다”며 “미국은 ‘실패는 생각할 수 없다’를 모토로 삼아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올 1월 한미간 합의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전략적 유연성의 핵심은 두 나라가 운영의 묘를 살려 주한미군을 탄력적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든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언제쯤 미국 방문비자 면제국이 될 것인지에 대해 “2년간 비자거부율이 3% 이하여야 하며 이를 충족하려면 2007년 9월이 돼야 하는데 이는 한국이 일러도 2007년 말 비자면제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한국이 생체정보 인식 여권을 만들어야 하므로 인내심을 갖고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