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앞이 안보이는 목탄자동차

북한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목탄차

목탄 자동차라고 하면 지금 사람들은 어떤 자동차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목탄자동차는 석탄을 계란크기만하게 작게 납작납작 하게 빚어서 건조시킨 다음 그것을 땔 때 생기는 석탄가스로 운행되는 자동차다. 원래 이것은 휘발유기관 이전 일산화탄소를 에너지로 이용하던 시스템인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원유가 부족하여 군용으로도 쓰던 낙후한 운수수단이다.

목탄자동차는 자동차 적재함에 난로를 고정시키고 석탄 덩어리를 넣어 불을 지펴 풍구질을 하여 가스를 올린 다음 그 가스의 힘으로 20㎞가량 가다가는 다시 재를 털고 석탄을 넣은 다음 같은 방법으로 운행한다.

휘발유 기관보다는 너무 마력이 약하여 보통(시속15∼20㎞/h)밖에 안된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차체가 스스로 올라가지 못해 조수가 내려 나무 각목이나 돌멩이를 준비해 가지고 다니다가 자동차의 뒷바퀴에 고이면서 한치한치 앞으로 나간다. 이때 승객들은 내려서 있는 힘껏 자동차를 밀고 언덕 위로 올려 민다. 마치 자동차의 전진은 피라미드 건축 시 거대한 돌을 나르던 노예들을 방불케 한다.

운행도중 준비작업으로 재를 털고 가스를 올리는 번거로움 때문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낭비한다. 특히 이 차가 움직일 때는 적재함에서 연기가 나기 때문에 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착각과 함께 뒤에서 바람이 불면 앞이 안 보인다.

아직까지 이러한 자동차를 쓰는 곳이 바로 북한이다.

심각한 에너지난에 직면한 북한당국은 중국과 구소련으로부터 받던 원유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이른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양하자’라고 하면서 각 공장, 기업소들과 국영단위의 운수기업들에‘대체연료’에 의한 운행방침을 내렸다. 그리하여 당정책적으로 집행한 결과 전국 어디 가나 이러한 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