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에 길 가던 노인 숨져” 북한도 폭염 피해 속출

북한에서도 전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열사병 사망자가 생겨나는 등 피해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 여름 심한 가뭄과 무더위에 여러모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주민들은 생명에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나타나 당혹해 하고 있으며 곡식들도 말라가고 있어 많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올해 무더위에 면역이 심하게 떨어져 있는 북한주민들이 쓰러지는 현상이 늘고 있다”면서 “지난 27일 시내에 사는 한 노인이 무더위에 걸어가다가 갑자기 쓰러져 지나가던 사람들이 달려갔는데 치료도 못 받아보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이어 “같은 날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한 중년 남성이 (더위 때문에) 길을 가다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냉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더위로 인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나기 대책이 전혀 없는 집에서 선풍기도 틀지 못하고 자다보니 잠을 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잠을 못잔 과로에 무더위까지 사람을 덮치고 있다. 잘 먹지 못해 면역이 떨어져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가뭄과 무더위까지도 그들을 괴롭히는 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무가 없는 북한은 길을 가다가 힘들어도 앉아서 쉴 만한 그늘도 없고 오로지 땡볕만을 받으며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지쳐도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며, 주민들은 빨리 무더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뭄과 무더위에 밭에 있는 옥수수들이 말라 비틀어져 가고 있다”며 “농장원들은 옥수수밭에 물주기를 하라는 당의 방침을 받들고 새벽에 몇 차례 물통을 들고 나가 물을 주는 흉내를 내기는 하지만 그 많은 밭에 물통으로 물주기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며 올해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도 7월 들어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강원도의 원산시와 함경남도 금야군 등이 39도를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