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호로위츠]”중국, 김정일에게서 등 돌릴 것”

지난 7일 ‘김정일 체제전환 전략’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클 호로위츠(Michael Horowitz)를 명지회관 19층에서 만났다. 그는 북한인권법안을 기초하고 현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간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네오콘의 대북정책 생산에 지배적?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로부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과 미국 정계의 시각을 들어봤다.

– 이 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이 어떤가

이 세상에서 나만큼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또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은 미국사람들이 오히려 한국 국민보다 더 한국을 좋아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난 한국을 보면 50년 안에 위대한(great) 세계에서 경제,문화 그리고 민주주의의 모범모델 (model) 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 와서 한국사람들에게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위력 있고 훌륭한 국민들인지를 말해주고 싶었다.

– 이번 한국 방문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에 대한 나의 견해와 세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해 함께 나누고 싶었다. 북한의 체제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유럽 순방중의 노무현 대통령의 독특한(remarkable) 발언들이 현재의 북한의 상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또한 이 발언들이 어떻게 한국을 고립시키는가를 논의하고 싶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 체제 전반에 관해 미국과 유럽 순방 중 파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이 로스엔젤레스에서 북한에 대해 현재 ‘개혁개방’수준에 접근 했다고 한 것을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

-노대통령의 이러한 상황인식을 어떻게 보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개혁개방”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직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일상생활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유일한 북한의 변화는 평양 길거리에 늘어가는 반 김정일 (‘death to Kim Jong Il’) 포스터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 정권이 변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불안함으로 호소하며 그들 스스로를 김정일 정권과 연관 짓지 않으려 한다.

-노 대통령이 파리 동포간담회에서 김정일 체제는 몰락하지 않고 스스로 몰락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는데.

사실, 이 발언이 가장 슬픈 것이다. 세계 다른 나라들은 계획한 대로, 그리고 고대하던 대로 북한의 붕괴를 바라고 있다. 그 중 특별히 중국 또한 포함이 돼있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은 김정일이 사라지는 것을 학수고대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러나 중국이 아들, 대대손손이 이어 북한체제를 이어가는 것은 바랄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중국은 계산적인 나라인 동시 가장 이념이 없는 (least ideological)나라이다. 중국은 북한체제 유지에 얼마나, 그리고 어떠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신속하게 김정일에게 등을 돌릴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어쩌면 북한을 또 하나의 티벳과 같은 위성국가를 만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 노 대통령은 중국을 상당히 가깝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한편 노무현대통령은 중국이 가까운 우방국이라고 생각하는듯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사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지난 3개월간 지켜본 북한의 변화와 노 대통령의 흥분된 (frantic) 발언은 김정일 정권의 붕괴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만일 내일 당장 정치범수용소의 실상, 예를 들어 고문, 기아, 살인 등을 생생히 보여주는 제작물이 세상에 보여진다면 북한정권이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미국을 비롯한 일본 및 유럽의 국가들이 이것을 본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고 이렇게 된 이상 중국도 그들이 실패자와 한패였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게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이 북한의 실상과 김정일의 본질을 모르고 있다는 것인가.

내가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실상과 현실을 깨달아야 북한정권이 유지되는 것에 대한 환상을 더 이상 갖지 않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인권운동가들은 노무현정권이 김정일 체제에 수십억의 돈을 주는 것에 대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 그렇다면 인권법안이 중국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보는가.

미 국회에서 북한 인권법안이 통과된 것은 압도적으로 중국과 미국과의 유대관계 속에서 중국에게 신호를 준 것이다. 북경올림픽, 관세 무역 등을 비롯하여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김정일 정권 유지를 도울 경우 무엇을 잃게 되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후계자를 기다리고 있다. 김정일은 시체만 사랑하고 있다.

-‘시체만 사랑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인민이 죽어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방조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일 미국 일각에서 북한 체제를 의도적으로 붕괴시키려 할 경우 한국과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한 발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질서 없이 북한이 붕괴된다면 당연히 한국은 커다란 재난을 만난 것과 같이 어지러울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붕괴를 두려워하고 있다. 6자 회담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김정일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것은 중국에게 더 큰 어려움을 줄 것이다.

-노 대통령이 민주화 드라이브를 건다면 미국이 적극 지원할 것인가.

우리는 북한의 민주화를 원한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당장 북한에 민주화와 자유를 원한다고 한다면 그 대가는 엄청날 것이다. 근대적인 사회와 원시적인 사회의 결합 대가와 같을 것이다. 따라서 그 짐을 미국과 함께 나눠야 할 것이다. 지금은 북한붕괴를(어차피 이뤄질 것인데) 두려워하여 수 백억 원을 주자고 하지만, 만일 실제로 붕괴 됐을 때는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집권2기 부시 정부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 칠 것으로 예상하는가.

어떤 정책이든 나는 상관이 없다. 그리고 부시가 당선이 됐건, 케리가 당선이 됐건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 북한 인권 우선 정책이다. 정책은 정부가 아닌 시민들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 김정일을 고립시키는 방법은 무력으로서가 아니라 인권을 앞세운 방법이어야 한다. 또한 정치범수용소를 위해서는 1원도 지원돼서는 안 된다.

-북한인권대사 임명은 언제 이루어질 것이며 유력한 후보가 있다면.

진행 중이며, 아직 누가 유력한 후보인지는 말할 수 없다.

대담=김지은 국제기자 jkim@dailynk.com,
정리=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