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호, 김정은 ‘先軍 후견’ 적임자 급부상

북한은 28일 당 대표자회와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갖고 김정은을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해 ‘3대 세습’을 공식화하고, 김정은 후계체계를 겨냥한 인사를 단행했다.


44년 만에 열린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북한은 중앙위 위원 및 후보위원, 정치국 위원 및 상무위원, 비서 및 부장 선출을 통해 노동당 체계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 ‘위원장-위원’ 체계에서 새롭게 신설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이다.


이 직책에 김정은과 함께 이름을 올린 이가 바로 리영호 총참모장이다.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가장 화려한 직책을 갖게 된 인물이라는 평이다. 따라서 향후 그의 역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27일 국방위원회 ‘결정’을 통해 차수로 승진한데 이어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중앙위 위원으로 선출돼 ‘김정일-김정은 시대’의 실세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용호는 이번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김영남, 최영림, 조명록 등과 함께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국이 당대회, 당대표자회, 당중앙위원회 등에 대한 정책제안 및 비서국의 집행과정에 필요한 정치교양을 담당하고 있어 당내 최고 권력기관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그의 상무위원 선출은 주목된다.


특히 이번에 정치국 위원으로 유임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국방위 부위원장 겸직)을 제치고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까지 꿰차 앞으로 북한 군부의 세력 판도에 큰 변화가 닥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이외에도 리영호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당 중앙위 위원 등의 직책도 거머쥐었다.


특히 군 출신인 그가 김정은이 선출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함께 선출됐다는 점에서 김경희-장성택 ‘혈통 후견’과 더불어 ‘선군(先軍) 후견’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그는 장성택과 만경대혁명학원 동문이어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은의 군 권력 장악을 통한 후계체제에 기여한 공로로 높은 직책을 받은 리영호는 향후 김정은 시대의 최측근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월 김정은의 후계가 내부적으로 공식화된 시점에 리영호는 총참모장으로 기용됐다. 1942년생인 그는 2003년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냈고, 총참모부 작전국 부국장, 부총참모장, 훈련소 소장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총참모장에 올랐다.


김 교수는 “리영호의 김정은에 대한 ‘선군노선’ 후견은 이때부터 실시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리용호의 대남 호전적인 태도와 함께 김정은의 선군영도업적을 쌓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 1월 27일, 28일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동시탄착(일제타격식) 포사격을 실시했다. 130mm 해안포,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을 동원해 100여 발을 쏘았는데, 이를 김정은이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북한 최고 군사대학인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2년 동안 개별교습을 받고 졸업논문으로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포사격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이 김정은의 후계내정을 마친 지난해 1월 직후 3차례나 포병부대를 방문해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것도 김정은의 선군노선 작업 단계에서 이뤄진 것이란 평가다. 때문에 이 기간 김정은의 선군업적쌓기를 후견한 이가 ‘리영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