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박물관 항일독립투사 사진 23점 공개

광복절 64주년을 이틀 앞둔 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국립 아르세니예프박물관이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항일독립투사들의 사진 등 광복절 관련 흑백사진 23점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사진은 구한말부터 일제 당시까지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파르티잔스크 등지에서 활동한 독립군 부대와 독립투사들의 생존 당시 모습,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거주하던 한인들의 생활상을 담고 있다.

특히 일제 당시 파르티잔스크 등 연해주 일대에서 일본군과 맞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이던 한창걸 부대 대원들의 모습과 또 다른 한인 빨치산 부대원들의 사진이 공개됐고 1921년 이만(달레네친스크)전투에서 사망한 한운룡(韓雲龍) 부대원 46명의 장례식 장면도 포함돼 있다.

또 독립투사 김규면 선생을 비롯, 강상진, 최계립, 이중집과 박찬근, 최탄열, 윤철규 선생 등의 생존 당시 사진이 들어 있다.

이밖에 20세기 초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생활하던 한인들의 다양한 생활모습과 우수리스크 한인학교 학생들의 기념사진, 갓을 쓴 한인이 러시아 군인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이 공개됐다.

이들 사진은 그동안 국내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연합뉴스와 주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관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만주.시베리아 독립운동을 연구한 수원대 박환 교수도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극동 러시아 지역 독립운동 관련 사진 4장을 제공했다.

박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지역은 구한말부터 1922년까지 항일독립 운동의 중심지였고 이 지역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은 그 중요성에 비하여 그동안 잘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공개된 아르세니예프 박물관 자료 가운데 아직도 구체적인 활동내역이 밝혀지지 않은 인물들이 많아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이번에 공개된 사진 가운데 1920년 1월초 회령에서 간도 용정으로 가던 조선은행 돈을 군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15만원을 탈취한 인물의 주역인 최계립(일명 최봉설)의 사진이 있다”면서 “그의 말년 사진은 그동안 전혀 밝혀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가 제공한 사진 4장을 포함해 관련 사진 27장은 연합뉴스 홈페이지(www.yna.co.kr)에 화보로 실려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