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드 내 北 찬양 서버…새로운 SNS 선전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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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드 내 북한 관련 서버 안내화면. / 사진=디스코드 홈페이지 캡처

해외 메신저 서비스 ‘디스코드(Discord)’에 다수의 북한과 관련한 서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코드는 음성, 채팅, 화상통화 등을 지원하는 인스턴트 메신저로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 디스코드는 개인이 만든 서버 안에 여러 개의 작은 대화방인 ‘채널’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등급을 부여할 수 있다.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사용자간 음성 채팅, 화상통화, 게임, 정보교환 등을 할 수 있다.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는 이름의 디스코드 서버는 131명이 가입됐으며 반공화국 거짓을 반박하기 위한 커뮤니티라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서버에 들어가면 ‘border-lounge’ 채널로 들어간다. 처음 서버에 들어온 사람은 ‘이민’ 등급이다. 이 때문에 국경(border) 채널에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border-lounge’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초대자 ▲가입 이유 ▲규정준수 여부 ▲본인의 이념 ▲’Glory to DPRK’를 입력하라고 안내한다.

상당수의 사람이 가입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주체사상, 마르크시즘(Marxism), 마오이즘(Maoism) 등을 신봉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입을 위한 글을 남기고 운영진의 승인을 받으면 ‘조선시민’ 등급으로 올라간다. 등급이 올라가게 되면 더 많은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자가 몇 차례 승인을 받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계속해서 거부당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해당 채널은 거절 이유는 안내하지 않았으며 ‘just betrayed our nation(조국을 배신했다)’이라는 글만 남겼다. 가입 승인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또한, 해당 디스코드 서버는 유튜브 채널 ‘에코오브트루스(Echo Of Truth)’와 연결돼 있다.

북한은 과거 유튜브에 선전용으로 ‘에코오브트루스’라는 이름의 채널을 개설했다. 그러나 해당 채널은 지난해 말 서비스 약관 이반으로 계정이 해지됐다. 그러다 지난달 같은 이름의 채널이 개설됐고 이곳에는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음악과 영상이 올라왔다.

새로 개설된 ‘에코오브투르스’ 유튜브 채널 메인화면에 해당 서버로 연결되는 디스코드 접속 링크가 표시돼 있다. 해당 링크를 통해 접속하면 서버의 운영진 중 하나로 추정되는 인물의 초대라는 안내와 함께 디스코드 서버에 연결된다.

인기 유튜브 채널이었던 ‘에코오브투루스’를 이용해 디스코드 서버 가입자를 늘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외의 몇몇 다른 디스코드 서버에도 북한의 방송, 선전, 음악 등이 공유되고 있었다. 이에 북한이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새로운 SNS를 새로운 선전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해외 온라인 유저들의 단숨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서버일 가능성도 있다.

일부 북한 관련 디스코드 서버의 운영진과 사용자의 프로필에 김정은 총비서의 사진이나 김여정 등의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SNS일 경우 관리자 프로필에 최고지도자와 관련된 사진과 이름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실제, 디스코드 내에 일부 북한 관련 서버는 단순히 외국인들이 만든 친목 커뮤니티였다.

이 중 앞서 소개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와 동명의 타 채널에 가입해 본 결과 사회주의, 북한 등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의 모임 정도였다. 해당 채널에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보도 내용도 있었지만 김 총비서 사진을 인터넷 밈(meme)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서버의 한 유저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자신은 북한군 소속이라고 소개하면서 단순히 역할 놀이(role-playing)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