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테러의 중심축, 제마 이슬라미아(JI)

▲ 인니 발리 테러 현장에 ‘평화를 원한다’는 구호가 등장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2차 폭탄테러로 민간인 27명이 사망하고 13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슬람 과격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아(Jemaah Islamiah, 일명 ‘JI’)가 이 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제마 이슬라미아는 어떤 조직인가?

JI는 2000 이후에만도 수차례 대규모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JI는 1990년대 중반에 조직되었다. 이 조직은 2025년까지 동남아 범이슬람 제국 건설이 목표임을 천명하고 있다.

조직원은 약 5,000명에 이르며 인도네시아를 주요 거점으로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는 JI를 제외하고도 약 30여개의 무장단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단체로 태국 남부의 파타니통일해방기구(PULO), 바리산민족혁명(BRN), 게라칸무자헤딘이슬람파타니(GMPI)가 있다.

알카에다, 빈 라덴과 조직적 연계

말레이시아의 쿰팔라무자헤딘말레이시아(KMM), 인도네시아의 인도네시아무자헤딘협의회(MMI), 무자헤딘콤팍,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아부샤야프그룹(ASG)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JI는 이들 동남아 테러 조직에 모두 개입하고 있을 정도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각의 관측에 따르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테러 자원이 동남아시아로 대거 은신했다. JI는 중동의 대표적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이미 조직적 연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2001년 미국 무역센터 테러로 악명높은 알 카에다와 도피 중인 빈 라덴의 영향력이 동남아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중동에 알 카에다가 있다면 동남아시아에는 JI가 있는 셈이다.

이들 동남아 테러조직은 각 지역에 독자 목표를 가지면서 태국, 말레이사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부르나이,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동남아 라인에 범이슬람독립국가(Independent Islamic State) 를 건설하는 것을 공통된 목표로 하고 있다.

필리핀 이슬람 교도 분리독립 요구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명의 단일국가 최대 이슬람 인구를 보유한 국가이며 말레이사아는 국민의 거의 전부가 이슬람교도다.

태국의 경우엔 인구의 95%가 불교도이지만 남부 파타니 등 3개주는 주민의 80%가 이슬람교도다. 이들은 태국에 강제 합병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스도교가 발달해 있는 필리핀에서는 남부 민다나오섬이 이슬람교도 분포 지역으로서 그들은 그리스도교에게 나라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테러는 이들 동남아 테러 세력에 대한 두려움과 경각심을 동시에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테러가 JI의 소행이라면 이는 지난 2002년 발리 1차 테러로 202명의 조직원이 검거되는 타격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조직을 재건하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그 사이에도 지속적인 테러를 감행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그 위력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동남아 주요 테러 JI 소행

JI는 2000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도네시아 교회 11곳에 대한 무차별 테러를 감행해 19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하는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202명의 사망자를 낸 2002년 발리 1차 폭탄 테러는 9.11 테러의 공포가 채 가시지 않은 1년만에 발생함으로써 더욱 충격을 주었다.

2003년 자카르타 메리어트 호텔 차량 폭탄테러(12명 사망, 150여명 부상), 2004년 자카르타 호주 대사관 폭탄 테러(11명 사망, 100여명 부상)도 모두 JI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