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북한 주민, 종교의 자유 되찾는 날 멀지 않았다

주일용_트럼프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세계 각지 종교탄압 피해자 초청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탈북민 주일룡 씨(가운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사진=백악관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7일(현지시간) 감사하게도 탈북민의 신분으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북한의 종교탄압 실태를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전해줄 수 있게 된 점도 감사합니다. 이를 통하여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자유 회복에 힘이 실리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국무부의 한 관계자로부터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 회의(Ministerial to Advance Religious Freedom)’에 증언자로 참석해 줄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1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북한을 떠나 증언할 내용이 풍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북한 주민들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정권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놀라운 기적들,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고 싶은 마음에 증언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까지 만나게 된 것입니다.

북한의 종교탄압 실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18년 연속 기독교 박해국가 1위를 차지할 정도이니까요. 또한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작은 고모네도 마찬가지입니다. 안타깝게도 온 가족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습니다. 작은 고모부의 조부가 목사였다는 이유로 손자, 손녀 등 4대(代)까지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되어 생사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친척 가족은 처형을 당했습니다. 중국에 넘나들며 복음을 전파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주일용_트럼프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세계 각지 종교탄압 피해자 초청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탈북민 주일룡 씨(가운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사진=백악관 유튜브 영상 캡처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극악무도한 고문이 자행되고 있고, 수감자들을 인간으로 취급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노력할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기독교를 박해하고 통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확장되고 있고, 성경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필자가 속한 한 북한선교팀에서는 이번 상반기에만 5천 권이 넘는 성경을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또한, 여러 단체를 통해 수만 권의 성경이 북한 주민들의 손에 전달되고 있습니다.

서슬 퍼런 북한 감옥에서도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중국 돈 3천 위안(한화 약 51만 원)에 팔려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강제북송 당한 한 여성분이 있습니다. 감옥에서 그는 성폭행과 고문을 당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감옥에서 “아프고 아파서 견딜 수 없지만, 예수님의 그 고통보단 덜하겠죠”라는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전도를 지속했고, 총 8명의 신자를 주님의 품에 안겨드렸다고 합니다. 전도한 사람들과 매일 서로의 눈과 눈을 바라보면서 침묵의 예배를 드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는 현재 한국에 정착했고, 당시를 떠올리면서 ‘천국에 사는 기분이었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리고 산에서, 거리에서, 장마당(시장)에서 침묵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증언도 들리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정권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김씨 일가의 우상화를 털어 버리고 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가 가로챈 종교의 자유를 주민들이 스스로 찾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고, 이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이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는데, ‘꼭 제기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2500만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세계의 정보를 그들에게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성경도 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 자유와 인권도 포함되어 때문입니다. 북한 체제가 아닌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되찾는 실질적인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북한을 외에도 박해받는 나라들이 많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됐습니다. 이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이 전해져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과 함께 박해받는 나라를 위해 활동할 수 있다면 가슴이 벅찰 것입니다. 그날이 머지않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