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리더미에 깔려 사상자 3명…가족 항의에 “국고 손실” 으름장

북한 평양 화물 기차
북한 평양 화물 기차. / 사진=데일리NK

이달 초 북한 남포시에 있는 남포유리연합회사에서 생산한 대형 유리판을 열차에 싣는 작업을 하던 중에 유리판 더미가 무너져 인부 3명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고 내부 소식통이 12일 전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유리 생산 단위인 남포유리연합회사는 몽금포의 풍부한 양질의 모래와 여러 원료에 기초해  전문화된 제조과정을 거쳐 판유리와 화학유리, 광학유리, 기계유리, 장식 유리병 등 천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공장에서 생산한 대형 유리판을 기차에 싣는 작업을 하다가 가로 3m, 세로 2m가 넘는 대형 유리판 몇 개가 넘어져 운반 작업을 하던 인부들을 덮치면서 발생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에 “남포유리공장의 생산품을 기차에 상차하는 작업을 하다가 상차공들이 무거운 유리판을 들어서 기차 내부에 세우는데 이 유리판 몇 개가 연달아 넘어지면서 노동자 3명이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남포유리공장의 유리 제품을 실어 올릴 때는 보통 지게차나 이동식 크레인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날은 장비를 동원하지 못해 대형 유리를 들어 올릴 인부를 급히 구해 인력으로 작업을 강행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통판유리를 기차 빵통(객차)에 옮길 때 나무 받침대 4개로 곽을 잡아서(모퉁이를 받치고) 유리장을 쌓아 올린 후 4명이 한 개 모서리를 책임지고 들어 올리게 된다. 그런데 기차 빵통에 실어 올리는 중에 위에 쌓아놓은 유리판이 미끄러져 내려 세 명이 그대로 깔렸다”고 말했다.

연합회사는 이날 유리 수송을 마쳐야 돼 주민들 가운데 힘이 좋은 청년들을 모아 상차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들은 기차 한 칸을 모두 유리로 채우면 100-200달러를 받기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사고를 당한 주민 3명은 대부분 나이가 젊고 성실한 노동자들로 대부분 어린 자녀를 둔 세대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가족들에게 공장 측은 오히려 유리 파손에 대한 손해의 책임을 묻겠다며 가족들에게 조용히 있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공장 측은 가족들의 항의에도 책임이 없고 오히려 죽거나 다친 인부들이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다며 책임이 크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결국 가족들도 시체만 수습해 돌아올 뿐 이렇다 할 보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국가적인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큰 보상은 못 받아도 뒷소리가 뒤따르지 않고, 위로와 장례비라도 차례지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이 주민 3명에게는 돈벌이를 하다가 죽었다는 천한 뒷말이나 나오고 오히려 책임을 묻겠다는 공장 측의 큰 소리에 조용히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끝이 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