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선의 일기⑥] “ 단 하나의 꿈”

▲ 희선이의 장래희망 – 여의사

언제나 배가 고팠습니다. 가만히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도 나는 인민학교(북한의 4년제 초등학교를 말함)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다니려고 했습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다니는 애들도 많았는데 전부 오전 중에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정도만 수업을 받고 집에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 많은 애들 중에서 내가 제일 영양이 나빴던 것 같습니다. 내가 너무 심하게 비틀거리니까 친한 친구들 몇 명이 강냉이를 몇 알씩 모아서 나에게 준 일도 있습니다.나는 구걸 같은 것은 할 수 없었습니다. 돈을 벌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양부족으로 병에 걸린 적도 있었고, 여러 날 동안 누워서 배가 고픈 것을 참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굶어 죽어도 할 수 없다. 그때는 그때…’라고 각오를 하고 있었기에 이상하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지경에서도 내가 계속 학교에 나갔던 것은 장래의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진학해서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 그것이 나의 꿈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병에 걸려 있을 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3학년 때 월반해서 4학년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커가면서 세상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만 한다고 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그 상황 속에서 공부로 꿈을 이루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마음먹은 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꼭 꿈을 실현해 보려고 했는데…

그래도 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 꿈을 이뤄 보았으면 합니다.

The DailyNK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