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방송 ‘라디오21’ 대북방송 뛰어들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공개적으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며 개국했던 ‘라디오21’이, 지난 7월부터 대북 단파방송인 ‘열린북한방송’(대표 하태경)을 통해 방송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우, 보-혁간의 차이를 넘어 북한 주민들에게 다양한 목소리를 전파한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 열린북한방송은 진보매체가 참여함에 따라 보다 다양한 이념과 사고를 가진 자유의 목소리를 북한에 송출하게 됐다.

이와 관련, 라디오21의 박성문 PD는 1일 열린북한방송과 바른사회시민회회가 공동 주최하는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진보단체 대북방송 참여의 의의’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박 PD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명확히 당파적 언론인 라디오21이 대북방송에 참여하는 데 주저함이 적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에서 갈수록 자유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이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단파라디오를 통한 방송 전파는 실로 중요한 사명을 띠고 있다”며 대북방송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단파방송은 제 아무리 험한 철의 장막도 뛰어넘어 ‘진실’을 전할 수 있다”며 “그저 라디오일 뿐이지만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어 김정일은 이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과거 제작된 방송을 열린북한방송 제공시간에 맞게 전송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대북방송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이라며 향후 대북방송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박 PD는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유럽에서도 단파방송은 동구권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붕괴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대북방송 역시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보진영 역시 대북방송을 통해 북한 주민들과 마음이 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일 토론회에서는 지난해부터 대북방송에 참여해 온 동국대 방송국의 이인건 국장이 ‘대북방송에서의 대학생의 역할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한다. 토론자로는 홍성기 아주대 특임교수, 탈북 대학생 정철 씨 등이 참석하고,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열린북한방송은 2005년 12월부터 북한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체 제작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방송국과 협력을 맺고 북한에 교육,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북한에 송출하고 있다.

특히 대국민 참여 방송을 지향해 ‘김정일 항의 메시지 접수 이벤트’ ‘이산가족, 납북자 찾기 대북 라디오 방송’ 등을 진행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남한 대학생들을 직접 대북방송에 참여케 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