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된 친구 영혼이라도 달랠 수 있어서 다행”

▲ 1인 시위중인 이광필 씨 사진 <사진=동영상 캡쳐>

지난 12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20년 전 북한에 납치된 고교 동창생의 유해 송환을 촉구하는 UCC가 올라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수 이광필(45세) 씨는 지난 달 18일부터 ‘납북된 나의 친구 이재환. 사망 날짜, 유해를 송환하라!’는 플래카드를 운전석 쪽 문에 매달은 에쿠스 차량을 타고 통일부 및 국가인권위 앞에서 1인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납북자가족협의회 홍보대사이기도 한 이 씨는 납북자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1인 시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UCC 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씨가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은 서울 숭문고 재학 시절 동고동락했던 같은 반 친구 때문이다. 1987년 미국 MIT박사 과정을 밟던 고교 친구 이재환(당시 25세)씨가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 중에 납북됐다.

※ 이광필 씨가 제작한 UCC 보기

이재환 씨는 1999년에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고 2001년 북한적십자는 그의 가족에게 이 씨의 사망소식을 통보했다. 그러나 가족과 지인들은 이재환 씨의 사망시기와 이유에 대한 아무 설명도 듣지 못했다. 이에 이광필 씨는 친구를 기리기 위해 시위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광필 씨는 14일 데일리NK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UCC를 통해 내 시위 활동을 증명하고 싶었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납북자의 현실을 알기를 바랬다”며 “이제는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때이고 이런 의미에서 내년엔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의 추모 노래를 번역해 한국에서 부를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도 친구 재환이를 위한 음반을 만들 것”이라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은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갔는데 이제라도 친구의 영혼을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달 말까지 청와대와 통일부 등 국가기관을 돌며 1인 차량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