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축구, 10일만에 재대결…”승리 기대하라”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남북 ’축구형제’들이 10일만에 상암벌에서 다시 한번 자웅을 겨룬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한 대표팀을 상대로 8.15민족대축전 남북 통일축구 경기를 치른다.

이번 남북대결은 승리보다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축구를 통해 한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침체에 빠진 한국축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난 11일부터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인 20명의 태극전사들은 지난 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에서 보여준 부진을 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북한과의 역대전적은 5승3무1패로 한국이 앞서고 있다.

이번 통일축구에 나서는 북한 대표팀은 지난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나섰던 명단과 거의 흡사해 지난번 무승부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좋은 기회가 된다.

본프레레 감독 역시 이번 남북 통일축구를 시작으로 축구팬들의 비난여론을 추스르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야 하는 만큼 좋은 내용의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3-5-2전술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력에 만족감을 표시한 바 있는 만큼 이번 역시 이동국(포항)을 최전방 공격수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급골잡이’ 박주영(서울)이 부상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이동국과의 ’투톱’도 예상해 볼만하다.

여기에 김진용(울산) 역시 부상을 딛고 정상훈련에 참가하면서 오는 14일 남북전과 17일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대비한 공격진의 다양한 활용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동아시아선수권에서 3경기 무득점의 부진을 보였던 이동국은 12일 인터뷰에서 “통일축구가 부담은 없는 경기지만 더 이상 축구팬들에게 대표팀이 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각오뿐”이라며 “골결정력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고 성실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국은 또 “황선홍 선배로부터 골이 안들어가는 힘든 때일 수록 성실하게 플레이하라는 충고를 받았다”며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뛸 작정이다”고 강조했다.

또 대표팀에 첫 발탁된 수비수 조용형(부천)은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주어진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최고의 수비를 펼쳐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대표팀은 경기당일인 14일 오전에 입국할 예정이며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 해외파 태극전사들도 14일 김진규를 시작으로 차례 차례 입국하게 된다.

김진규는 13일 일본 J리그 나비스코컵 8강전 2차전 경기를 마친 뒤 14일 오전 오전11시45분 대한항공752편으로 도착한 뒤 파주NFC에 합류한다.

또 차두리(프랑크푸르트)는 15일 오후 1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906편으로 귀국하며 조재진은 15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안정환( 메스)과 이영표(에인트호벤)는 아직 대표팀 합류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합류가 확정될 경우 안정환은 15일 오후 3시45분 대한항공 902편으로 귀국하고 이영표도 같은날 오전 10시5분 네덜란드항공 865편으로 도착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