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3일 두차례 회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방북 이틀째인 오는 3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두 차례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번 방북기간(2∼4일)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환영행사에 나올 경우 이를 포함해서 수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식적인 정상회담은 방북 둘째 날 오전과 오후 2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하는 첫날 공식환영식에 전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자연스럽게 백화원 영빈관에서 노 대통령과의 격식을 갖춘 만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형식상 공식회담이라기보다는 정상환담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정상회담 장소는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의 전례에 비춰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지만, 다른 장소에서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상회담의 형식은 단독 또는 확대정상회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확정되지 않았으나 2000년 때에 비춰 소수 인원이 배석하는 단독정상회담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정상회담시 남측 배석자는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이재정 통일부장관, 권오규 경제부총리, 성경륭 청와대 정책실장 중에서 일부가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두 정상은 공식회담에서 ▲남북공동번영 ▲한반도 평화 ▲화해와 통일이라는 큰 틀의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며, 회담 결과에 따라 2000년 6.15 공동선언과 같은 선언 형태의 합의문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남북공동번영을 위한 세부의제로는 경제특구, 북한 인프라 구축, 농업.보건의료 지원 등 남북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경제협력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한반도 평화 부문에서는 북핵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군사적 신뢰조치 등이, 화해와 통일 의제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방안을 비롯해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공동선언 중 남북 쌍방이 합의를 했지만, 실천되지 못하는 사안들에 대한 합의 이행 문제도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양측은 사회 문화 등 각 분야 교류 활성화의 일환으로 통신사를 비롯, 언론사의 서울-평양 상주 특파원 교류 문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쌍방 상주 특파원 교류 문제는 언론 분야 주요 논의사항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방북 첫날인 2일에는 3대 혁명전시관내 중공업관, 마지막 날인 4일에는 남포시의 평화자동차 공장과 서해갑문을 공식참관할 예정이며, 평양 방문을 마치고 육로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개성공단을 시찰할 예정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