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주역들 재회

오는 14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6ㆍ15 남북공동행사에서 5년전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남북한의 주역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만남은 임동원(林東源)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90년대 초반 열렸던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기본합의서를 만드는 파트너로 활동했던 두 사람은 ’국민의 정부’에서 의사소통로의 역할을 해 왔고 이를 통해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임 전 원장의 특사 방문 때도 림 제1부부장은 항상 동행하면서 각종 절차와 회담 의제를 협의했다는 후문이다.

또 남측의 김보현(金保鉉) 전 국무총리 특보와 서 훈(徐 薰) 통일부 실장은 이번에 북측 대표단에 포함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와 2000년 3월과 4월 비공개접촉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4ㆍ8합의서’의 주역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 이 접촉의 남북 양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박지원(朴智元)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과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자리를 함게 하지 못한다.

송 부위원장은 2004년 9월 지병으로 사망했고 박 전 장관은 현대그룹에서 1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자택과 병원을 오가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대표단에 포함된 박재규(朴在圭) 전 통일부 장관은 정상회담 당시 회담 추진위원장으로 활약을 했고 북측의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부위원장은 당시 준비접촉에 대표로 나서 회담과 관련한 각종 절차를 남쪽과 협의했다.

또 이번 남북 양측 대표단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은 남측의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과 북측의 전금진 전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이 두 사람은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1998년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회담의 남북 수석대표로 참가했지만 비료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의 순서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성과없는 회담을 마쳤다.

그러나 남북 양측이 서로 얼굴을 붉혀야만 했던 당시 회담이 1999년 차관급회담을 거쳐 2000년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악연을 털어낼 이들의 만남도 관심거리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