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마라톤 개마고원 합동훈련 구상

남북한 마라톤 철각들이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에서 함께 고지훈련을 하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남측 체육인 대표 중 한명으로 파견되는 황영조(35)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은 오는 14∼17일 방북 기간에 북한측 마라톤 인사들을 만나게 되면 합동 전지훈련을 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감독은 “현정화 여자탁구대표팀 감독과 안민석 의원 등 체육인 대표 4명이 방북하는데 북측에서도 마라톤쪽 인사가 나올 걸로 본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남북한 마라톤 건각들이 천혜의 고지훈련지인 개마고원에서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계획을 짜보자고 제안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마고원은 북한 량강도와 함경남도 북서부, 자강도 동부에 걸쳐 있는 평균 높이 해발 1천340m의 고원지대로 최고 해발 2천m에 달하는 지역이 있고 한여름 평균 기온이 섭씨 16∼21도에 불과해 하계 고지훈련의 최적지로 꼽힌다.

북한 여자마라톤의 영웅으로 지난 99년 세비야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정성옥(31.은퇴)도 개마고원에서 고지훈련을 통해 지구력을 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육상연맹은 이미 2003년 10월 제주도 평화축전에 참가했던 북한 마라톤 팀과 합동 고지훈련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있고 마라톤 상비군 육성 6개년 계획에도 남북한 합동훈련 방안을 포함시켜놓고 있다.

황 감독은 “남북한 마라톤 교류를 위해서는 경평마라톤을 개최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실제 가능한 교류부터 시작한다면 합동훈련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육상계는 남북한 합동훈련이 성사된다면 남자부는 상대적 우위가 있는 남측이 노하우를 전수하고 여자부는 북측이 주도해 서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육상연맹은 마라톤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을 위해 상설 훈련장 임대를 중국 쿤밍,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등지에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 개마고원 합동훈련도 논의만 진전된다면 탄력을 실어 추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