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소강국면..8월 `변곡점’ 맞나

소강국면을 보내고 있는 남북관계가 `8.15’와 한미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있는 8월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이달 초 이후 남북 간에는 대화도, 북한발 위협 및 대남 도발도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우선 유일한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인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지난 2일 3차 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이후 기약없는 `휴지기’를 보내고 있다.

북측은 지난 1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간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결렬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남측이 향후 회담에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이미 천명한대로 우리의 결심대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별다른 후속 조치를 내 놓지 않고 있다.

대남 위협 측면에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빌미삼아 지난 5월27일 “정전협정에 구속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우려됐던 서해 등에서의 도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독립기념일(7.4) 직전 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시험발사, 한때 긴장감을 고조시켰지만 그 이후 군사적으로 특이한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작년 말부터 대남 압박의 수위를 높여만 가던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의 `소강국면’을 끌고 가는 것을 두고 `북미관계 조기개선이 난망한 상황에서 남북관계에 기댈 여지를 남겨 두려는 것’이라는 분석과 `대미관계에 집중하느라 대남 분야는 일시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속내’가 안개 속인 지금 우리 정부도 북한에 접근할 움직임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후속 개성공단 실무회담 추진 일정도 잡지 않고 있고 로켓발사 및 핵실험 이후 계속하고 있는 민간인의 방북 제한 조치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6.15남측위 산하 학술본부가 제3국에서 북측인사와 실무협의를 갖기 위해 제출한 북한주민접촉 신청에 대해서도 불허결정을 내린 것은 현재 정부의 대북 기조를 짐작케 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 안팎에서는 다음 달 이 같은 남북관계 소강국면이 어떤 방향으로든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던질 대북 메시지가 1차 변수로 꼽힌다. 북미관계가 미국의 `포괄적 패키지’ 언급에도 불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도 8.15를 계기로 북한의 비가역적 비핵화 및 대남 태도변화를 강조하는 원칙적인 대북 메시지를 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만약 8.15 이전에 미국 여기자 석방 문제에 진전이 이뤄져 미측 고위급 인사가 방북하는 등 북미관계에 `상황변화’가 있을 경우 보다 유연하고 과감한 대북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24일 “현재 남북관계는 `관망기’인데, 8월 `북미변수’가 어디로 튀느냐에 따라 남북관계도 그에 연동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북한에 모종의 전향적 입장을 표명하려면 8.15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그 기회가 지나가면 상당기간 다음 기회를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의 또 다른 변수로는 8월1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한.미 합동 UFG 연습이 꼽힌다.

한.미는 기존 연합방위체제의 작전계획인 ‘작계 5027’을 대신해 공동방위체제에 적용할 공동작전계획을 8월 UFG 연습에 처음 적용한다는 계획이어서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즉 북한이 지난 3월 키리졸브 한미합동 군사훈련때 했던 것처럼 UFG기간 군 통신선을 끊고 남북간 육로 통행을 차단할 경우 개성공단이 다시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의 긴장지수가 급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