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질환 마약 진통제로 버텨온 여성 체포…구류장서도 고통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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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청진 라남제약공장에서 생산하는 아편가루.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장기간 난치성 질환을 앓으면서 마약을 진통제로 써온 50대 여성이 체포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16일 전했다.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로마(류마티스) 관절환자로 다리 관절에 통증을 심하게 앓아온 여성이 진통제로 얼음(필로폰)을 계속 사용하다가 결국 중독 상태로 이달 초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수년 전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병해 치료를 거듭했지만 차도가 없자 불치병이라는 생각으로 절망상태에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기 관절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자가면역질환이다. 

여러 양한방 약재에도 치료가 되지 않자 결국 통증을 줄이기 위해 필로폰에 손을 대 수년간 사용했다고 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다방면으로 마약 퇴치 사업을 펼쳐왔다. 북한 마약제조가 성행한 함경남도 함흥과 평안남도 순천에서 제조자와 유통조직을 대거 검거해왔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의약품이 부족한 상태에서 마약을 상비약으로 사용하는 조건에서 마약을 뿌리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에서 얼음으로 불리는 필로폰은 진통제, 만병통치약으로 널리 쓰인다. 

필로폰 1g 가격은 1만 5천 원 정도다. 청진시 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여성의 딸이 국경에서 금속장사를 하면서 비용을 대온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딸은 어머니가 마약을 하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전염병 방역 와중에도 마약 단속 활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들이 이 여성의 집에 들이닥쳐 증거물을 압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여성을 체포한 그루빠(단속반)는 여성에게 마약을 제공한 유통조직을 수사하고 있지만, 이 여성이 보안서 구류장에서도 통증을 호소하며 비명을 지르고 발작까지 보여 수사가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초기에는 여성을 제압하고 수사에 순응하게 만들기 위해 구타와 체벌을 가했지만 이 여성은 통증 때문에 비명과 발작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법기관 일꾼의 발언을 전하며 “병 치료용으로 마약을 했지만 장기간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 분위기에서는 중형을 면하기 힘들다”면서도 “여기서도 오래 버티기 힘든 상태라 보안서도 여러 모로 곤란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