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북중 국경 장벽 치는 북한, 동원된 군관 못 먹어 ‘앙상’

압록강변을 따라 길게 가로지른 장벽 위에 철책 기둥으로 보이는 약 6m 높이 구조물이 7~8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사진=구글어스

최근 북중 국경지역인 양강도에서 월경(越境) 및 도강(徒江) 방지 사업차 진행되고 있는 가설물 설치 작업에 일반 사병이 아닌 군관을 투입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이달 중순부터 삼수군과 신파군(김정숙군) 등 국경 연선 지역에서 탈북 방지를 위한 가설물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이 작업에는 양강도 주둔 10군단 소속 소좌(소령)급 이상의 군관들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명목으로 북중 국경 지역에 철조망과 장벽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자재 부족 및 빼돌리기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어 당초 예상했던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까지 완료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장벽·고압선 설치 ‘난항’…후방부는 자재 빼돌려 군인 먹거리 확보)

이에 따라 곳곳에서 임시방편으로 공병과 깡통을 매단 가설물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었다.

이는 경제난에 따른 탈북을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수부대인 폭풍군단과 7군단까지 투입, 국경을 2중, 3중으로 차단했지만, 감시가 느슨한 지역을 통한 탈북 시도가 끊이지 않자 ‘완벽 봉쇄’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이깔나무와 참나무 등 이 지역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를 베서 엑스(X)자로 막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어떤 거라도 다 동원해서 사람이든 짐승이든 오가는 걸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군관’을 동원한 점이 흥미롭다. 이 또한 탈북 방지 의도라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그는 “올해 군인들에 대한 식량 공급이 지난해보다 더 한심하다”면서 “영양실조 문제가 심각해 작업 중 탈북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족이 있는 군관들로 조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관들의 영양 상태도 좋지 않다는 점에서 주민들 사이에서 “어디 저런 군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한심하다”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즉 ”작업에 동원된 군관들을 보면 소좌, 중좌, 상좌라는데 영양실조를 만난 것처럼 너무 앙상하다“ ”군관들의 몸 상태가 부실한데 일반 군인들의 상태는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탈북 방지에 사활… “북중 국경에 공병‧깡통 가설물도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