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인 ‘알콜 과다섭취’ 루머 확산돼

북한 내부에 김정일 사망 사인과 관련해 당국의 공식 발표와 달리 알콜 과다로 숨졌다는 내용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직후에는 단순한 의문에 그쳤지만 장례기간을 거치면서 소문이 점점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가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 내부에서는 ‘뭔가 석연치 않다’ ‘위에서 장군님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놓고선 이제와 갑자기 숨졌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는 말이 돌았다. 이 때문에 북한 보위부는 김정일 사망 관련 소문을 ‘악질 유언비어’로 규정하고 평소보다 몇 배로 처벌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관련 소문은 꼬리를 물고 있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28일 “김정일이 사망한 시간은 토요일이다. 원래 금요일에는 현지지도를 가서도 반드시 쉬고 간부들을 모아 향연을 연다고 하는데, 현지지도를 하면서 쌓인 피로가 풀리지 않은 채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는 말이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말은 일반 백성이 아니라 법관(보안원이나 보위원)들이 친한 사람들에게 하고 다니는 상황이다”며 “김정일 사망 전날에도 주위 간부들이 심야까지 모두 술에 취해있었다고 한다. 검안을 한 의사도 알콜이 원인이 된 심장마비라고 짐작했지만 감히 말을 못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런 말을 실제 믿느냐는 질문에 “반신반의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루머의 구체적 근거는 찾기 어렵다. 누구한테 들었다는 식이다.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없자 하급 간부들을 중심으로 그럴듯한 말들이 구체적인 이야기 형태로 확산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위에서 아무리 통제하고 처벌한다고 떠들어도 주민들은 이제 할 말은 한다. 또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정부가 하는 말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회복된 이후에도 흡연과 음주를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러시아 방문 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음주가 직접 포착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즐기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2009년 1월 방북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도수가 높은 북한 술을 오랜 시간 마셨다는 후일담이 외교가에 전해진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도 이날 김정일이 핵실험 때문에 수명이 단축됐다고 발언한 유명한 점쟁이가 최근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양강도 백암군에 사는 강 씨 성을 가진 40대 후반의 여성이 김정일이 핵실험을 실시해 90세까지 살아야 할 수명이 20년이나 단축됐다고 주장해 체포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와 2차 핵실험 장소인 길주군 풍계리가 모두 백두산 줄기에 위치하고 있는데, 핵실험으로 이 줄기가 차단된 것이 김정일 사망과 연관됐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방송은 “이 여성은 백두산에서 금수산으로 이어지는 혈로가 차단돼 금수산을 대표하는 김씨 가문이 멸망한다. 또한 이로인해 2014년에 한반도가 통일된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이 소문 때문에 이 여성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