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무샤라프, 거짓말쟁이 밝혀야 北核 해결”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현시지각) 칼럼을 통해 김정일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중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가 먼저 밝혀져야,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의 핵 전문가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3년 전 체포되기 앞서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북한에 제공했다고 밝힌 내용을 공개했지만, 북한이 이를 부인하며 북핵 문제 해결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비망록을 통해 “협박을 받은 칸 박사가 우라늄 농축 실험에 필요한 20여 개의 원심분리기를 북한에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그 직후 북한이 칸 박사와의 대질까지 요구하며 사실을 부인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6자회담 관련국들은 지난해 말까지 북한이 신고했어야 할 핵프로그램과 관련,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에 대해서는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보유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미국이 증거를 제기할 경우 수입된 의심스런 품목들에 대한 우려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면서 “북한은 지난해 말 제기됐던 북한의 알루미늄 튜브 수입 사실은 우라늄 농축과는 관련 없었음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6자회담 합의에 부정적인 존 볼튼 전 유엔대사 등은 지난 2002년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의 무기급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을 지적했던 사실을 재거론 하며,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에 그런 시설이 과연 있었는지 사실 여부는 명백하지 않다’”며 “‘미국이 아는 것은 북한이 어떤 시설을 수입했으며, 그것은 러시아로부터 수입한 알루미늄 튜브(우라늄 농축에 사용될 수 있는)였다’는 것뿐이라고 밝혔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이 의심을 해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반면, 정작 이를 공표한 무샤라프는 문제의 원심분리기와 관련된 아무런 증거나 기록물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무샤라프 대통령이 왜 지금까지 칸 박사를 외부와 접촉을 못하게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WP는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 관리의 말을 인용 “만일 미국 정보기관이 파키스탄 내에서 영웅으로 추앙 받는 칸을 조사하도록 허용했다면 이는 주권침해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문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북한을 불리하게 만드는 사실을 부각시켜 부시 행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사실을 조작했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워싱턴의 불만을 벗어나려 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