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ICBM 개발 연구소 찾아 “대기권 재진입 입증” 주장


▲북한 김정은이 23일 관영매체를 통해 ICBM급 미사일 생산 화학재료를 연구·개발하는 국가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모습을 공개했다. / 사진=노동신문 캡쳐

북한 김정은이 국가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찾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생산 및 실전배치 의지를 과시했다. 김정은이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현지 시찰 모습을 공개한 것은 지난 15일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한 이후 8일 만이다.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의 연구소 방문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에 시찰한 연구소는 로켓 탄두가 대기권 안으로 재진입할 때 생기는 충격과 열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소재와 고체 로켓엔진의 분출구 제작에 들어가는 소재 등을 개발·생산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달 두 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한 ‘화성’ 계열 미사일을 비롯해 현대 무기장비들에 사용되는 화학재료를 만들어내는 곳이란 설명이다.

신문은 특히 ICBM 전투부 첨두와 고체엔진 분출기 제작에 이용되는 화학재료로 ‘3D 탄소와’ ‘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를 언급했다. ‘3D 탄소’는 내열기능을 위해 재진입체 앞부분을 씌우는 데 활용되며, ‘탄소-탄화규소복합재료’는 로켓 발사 시 생기는 고열을 견딜 수 있도록 분출구를 제작하는 데 쓰인다.

이날 연구소를 시찰한 김정은은 “(이 연구소의) 생산능력을 확장하여 과학연구개발과 생산이 일체화된 최첨단연구기지로 개건 현대화해야 한다”면서 “고체로켓발동기(고체연료 사용 로켓엔진)와 로켓 전투부첨두를 꽝꽝 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의 이번 공개행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가 진행되는 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미를 겨냥해 핵·미사일 보유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두 차례 ‘화성-14형’ 시험발사로 ICBM 개발 성공을 주장해온 북한이 이제는 ICBM의 안정적인 생산과 실전 배치 단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문이 ICBM 개발에 쓰이는 화학재료에 관해 상세히 설명한 것은 북한이 ICBM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반박하려는 시도란 풀이도 나온다. 탄두에 사용된 소재를 구체적으로 공개해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강조하고 실전배치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실제 김정은은 이날 시찰에서 “여러 차례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돌입(재진입) 능력을 입증한 것은 로켓공업 발전에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성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김정은이 8일 만의 공개활동으로 ICBM 소재를 연구·개발하는 기관을 찾고 핵·미사일 보유 의지를 강조한 데 대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고 임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려들이 있다”면서 “북한이 더 이상 한반도 긴장고조 행위를 하는 것을 멈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