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달 초 남북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난했고 종전선언은 남북 간 존중의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30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경색되여 있는 현 북남(남북)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면서 “온 민족의 기대와 념원(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 초부터 관계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 련락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할 것”이라고 의사를 밝혔다.
앞서, 남북한은 지난 7월,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 그러나 북한은 2주 만인 지난달 10일 한미연합훈련 진행을 이유로 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북남관계 악화의 원인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방치했으며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며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에로 발전해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이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의사를 밝힌 만큼 남북 통신선은 우선 내달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향후 한국 정부의 태도에 따라 남북관계 진전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는 남조선(남한)에 도발할 목적도 리유(이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며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심한 위기의식, 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이어 진행된 미사일 시험 발사가 ‘도발’이 아닌 ‘자위권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 무기개발에 대한 명분을 쌓으면서 동시에 대화의 끈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근 미국과 남조선이 도를 넘는 우려스러운 무력증강, 동맹군사활동을 벌리며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 시키고 있다”며 “북남 사이에 더욱 복잡한 충돌위험들을 야기시키고 있는 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 상태의 원인이 한미 간의 대북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에서 기인한다고 비난함과 동시에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또한, 김 위원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는 대북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우기(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며 “력대(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상호 간 존중이 선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돼야 한다”며 “이것은 북남 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도 선결돼야 할 중대 과제이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얼마 전 남조선이 제안한 종전선언 문제를 론한다면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고있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인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그로 하여 예상치 않았던 여러가지 충돌이 재발될수 있으며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우려심만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