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발사 훈련현장서 “핵무력 강화” 지시

북한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핵무력 강화의 기적적 성과들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첫 수소탄 실험으로 서막을 연 올해에 핵무력 강화의 성과들을 계속 확대하고, 군사적 억제력을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릴 것”을 지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통신은 이어 “이번 발사 훈련은 실전 배비한 성능개량된 탄도로켓의 비행 안전성과 유도명중성을 비롯한 신뢰성을 재검열하고 화성포병 부대들의 실전 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해 진행됐다”면서 “훈련에서는 화성포병부대들의 로켓 실전운영 능력과 탄도로켓들의 전투적 성능이 완벽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통신이 발사 훈련 시점을 명확히 밝히진 않았으나, 전날 진행된 3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은 이번 훈련에 참가한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에 대해 “유사시 태평양작전지대안의 미제침략군 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부대”라고 설명하면서 “화성포병들은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 강화조치를 걸고들면서 함부로 입부리를 놀려대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에게 섬멸적인 핵불소나기를 들씌우고 승전포성을 높이 올릴 전투적 의지에 충만돼 있었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과 ‘핵무력 강화’와 같은 발언은 동방경제포럼(EEF)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러, 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핵불용’의 국제 공조가 재확인된 것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시행 이후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지속 강화되고 있지만, 북한은 역으로 미국의 인권제재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이 있었을 때마다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하며 무력 과시와 체제 결속을 꾀하려 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제사회는 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탄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유엔 안보리는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공동 요구로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불과 10일 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7·9, 8·24) 및 탄도미사일 발사(7·18, 8·2) 등을 강력히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1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음에도 불구, 북한이 이를 무시한 채 한국과 미국, 일본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도발 행위를 반복하자 즉각 회의 소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보리 회원국들은 지난 언론성명을 채택하는 과정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추가적 중대 조치’를 취할 것을 합의한 바 있어, 북한의 이번 발사 시험에 대한 대응 수위가 상향 조정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도 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유엔은 물론 6일 개막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서도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3발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지난 몇 개월 동안 흔하게 반복돼 온 이런 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국제안보에 야기하는 위협에 대해 유엔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리려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강화하기 위해 다가오는 동아시아정상회의를 비롯해 다른 무대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이런 위협에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동맹 방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철통같이 굳건하다”면서 “(북한은) 역내 긴장만 고조시키는 도발적 언행을 자제하고 대신 (비핵화에 관한)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