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의 고백···”개혁·개방 직언해 버림받았다”

북한 김정남이 자신이 후계자로 지목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개혁·개방에 대해 직언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고 월간조선 2월호가 17일 보도했다.


월간조선이 입수해 보도한 김정남과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요지(五味洋治) 편집위원의 이메일 대화록에 따르면 김정남은 스위스 유학을 마치고 북한에 들어간 후 김정일에게 개혁·개방을 주장했다.


그동안 학계와 언론계에서는 김정남이 북한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까닭에 대해 ▲그의 친모가 정식 부인이 아니라는 점 ▲일본에 위조 여권을 들고 밀입국하려다 적발, 국격을 훼손시켰다는 점 등이 거론돼왔다.


이 대화록에서 김정남은 “아버지는 나를 유학 보내고 난 후 매우 외로워했다. 그러다가 이복 형제 정철·정은·여정이 태어나자 (아버지의) 애정은 그쪽으로 기울어졌다”면서 “내가 오랜 유학 기간에 걸쳐 자본주의 청년으로 변하자 아버지는 동생들의 해외유학 기간을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에게) 있는 그대로 계획 없이 직언한다. 과거 핵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직언했다”면서 “요즘도 주민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 매진하도록 동생을 잘 교육시켜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화록에 따르면 김정남은 현재 장성택·김경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나는 지금도 (고모, 고모부와)좋은 관계에 있어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특별한 관심 안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남은 김정일이 당초 “아들이 권력을 이어받게 하지 않을 것이다. 세습은 나와 아버지 김일성의 업적을 망칠 것”이라며 3대 세습을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세습을 환영한다기보다는 북조선의 내부 안정을 위해 후계 구도를 인정할 뿐이다. 3대세습은 세상의 웃음거리”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북조선 군부가 자신들의 지위와 존재의 이유, 핵 보유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저지른 도발”이라면서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핵(核),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남과 고미요지(五味洋治) 편집위원 대화록은 오는 20일 ‘아버지 김정일과 나’라는 제목의 책으로 일본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김정남은 고미 위원에게 “적당할 때에 공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