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하는 러-북 전력협력 방안

정부가 북한에 핵포기 대가로 전력 200만㎾ 공급을 제안한 가운데 러시아 극동지역으로부터 대북 전력공급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논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각별한 친분관계인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광복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4~17일 평양을 방문하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17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비공식적인 자리를 포함해 수차례 북한 지도자(김정일 국방위원장)와 만났으며 자연스럽게 핵문제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면담 결과를 밝혔다.

그는 면담 내용이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다수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전력 지원을 포함 대북 에너지지원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러시아 중앙 정부가 아닌 극동지역 차원에서는 전력 회사인 ’보스톡 에네르고’가 생산한 전력 가운데 남아도는 50만 ㎾를 북한에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극동 정부는 추후 단계적으로 전력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남한에 대한 전력공급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중인 러시아 핫산 지역에서 북한의 청진까지 약 350㎞구간에 대한 송전선로 건설 문제만 매듭지어지면 북한이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다만 전력 공급에 대한 자금을 북한 대신 남한측이 부담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제하에서다.

이 밖에 풀리코프스키를 수행한 방문단에 석유회사 간부들도 포함돼 대북중유공급 중단으로 전력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북한과 에너지지원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한 전문가는 “북한은 제4차 6자회담에서 평화적 핵이용 권리에 대한 이견차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러시아로부터 전력공급 방안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레리 예르몰로프 러시아측 6자회담 차석대표는 1일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할 경우 원자력 발전과 전력 및 천연가스 공급, 북한내 노후된 옛소련 열발전소(화력발전소) 보수작업에 러시아가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인터 라오예 에에쓰’ 회사 대표단이 17일 평양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신영성 전기석탄공업상이 대표단을 영접한 점으로 미뤄 북.러 간 에너지협력과 관련한 방북 가능성이 높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