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ㆍ 백악관 北 발언 해석 미묘한 차이

북한이 6일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과의 뉴욕 접촉에서 한 말을 놓고 국무부와 백악관이 각각 다른 뉘앙스로 이를 기자들에게 전달해 주목된다.

국무부는 북한측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반면 백악관은 북한이 회담에 참여할 의도가 있음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과연 북한이 분명한 회담 복귀를 천명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앞으로 상황에 따라 회담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인지가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션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접촉과 관련 “북한은 6자회담 과정에 복귀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들이 언제 복귀하겠다는 확실한 시간은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6자회담 과정에 참여할 용의가 여전히 있음을 표시했다(North Korea expressed their commitment to the six party process). 그러나 그들은 회담에 복귀하게될 날짜는 시사하지 않았다”라고 말해 매코맥 대변인의 말과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북한 핵문제의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을 강조해온 국무부와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해온 행정부내 일부 강경파들과의 갈등 조짐이 비치는 상황에서 주목되는 일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국담당관이었던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이와관련 “국무부와 백악관이 6자회담 복귀 요구에 대한 북한측의 대답을 놓고 그 해석에서 혼선을 빚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무부는 북한의 회담 복귀에 더 낙관적인 것 같고, 백악관은 북한의 의도를 판단하는데 더 조심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측은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면서도 회담 복귀를 위해 부시 행정부가 좀 더 많은 것을 주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대해 국무부는 북한이 회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반면, 백악관은 과거에도 북한의 회담 복귀와 관련한 원칙적 입장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의외인 것은 백악관과 국무부간에 용어 사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국무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측과 이런 문제에 대한 용어 사용을 사전에 조율한다”면서 “라이스 국무장관이 외국에 나가 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용어사용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 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발비나 황은 “국무부와 백악관의 말은 궁극적으로 같은 것으로 본다”면서 “왜냐하면 6자회담 과정에 대한 ’커미트먼트(commitment)’를 표시한 것은 회담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시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회담에 돌아오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북한측이 한ㆍ미 정상회담 직전에 모호한 말로 회담 복귀를 시사한 것은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그렇게 해야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