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 남북통합 전자사전 제작하기로

남북한 언어학자들이 민족어를 집대성한 전자사전을 공동 제작할 계획이다.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편찬위원회는 9-12일 평양에서 제2차 전체회의를 갖고 사전의 성격과 편찬원칙, 올림말과 뜻풀이 등에 대한 공동편찬요강을 발표했다.

남측 편찬위원장인 홍윤표 연세대 교수는 13일 “남과 북은 30만 어휘를 담은 대사전을 펴내면서 전자사전도 함께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공동작업 계획은 이후 회의를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교수에 따르면 남북 공동편찬위는 민족어 유산을 조사.발굴하고 공통 어휘부터 차례로 집대성해 언어 격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겨레말큰사전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또 남북이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을 참고하되 전문분야별 용어, 문학작품 속 어휘, 입말(구어) 등을 수집해 큰사전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어휘는 20세기 이후 사용언어를 중심으로 가려 뽑고 기존 사전식 뜻풀이에 백과사전식 해석을 더해 되도록 폭넓은 정보를 담기로 했다.

홍 교수는 단일 어문 규범을 정리하기 위한 위원회도 결성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남측 국립국어원, 북측 사회과학원 등 학술단체.당국 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내달 남측에서 열리는 8.15공동행사 기간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지금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분야별 편찬그룹 구성, 세부 작업요강 마련, 국제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남북 언어통합은 물론 통일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 논의는 고 문익환 목사가 1989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 제안, 김일성 주석이 이에 동의하면서 시작됐으며 올해 2월 금강산에서 공동편찬위원회(상임위원장 고은 시인)가 결성됐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