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업체, 세계 홍보효과 기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개성을 거쳐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고 귀경길에 개성공단을 찾을 계획임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한층 고무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등에 따르면, 공단 현지의 44개 가동 업체와 175개 입주 확정 업체들은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개성공단을 남북간 ‘상생의 공단’으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공단으로 이미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성공단 공동 방문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남북정상회담 개최 후 이뤄지는 노 대통령의 방문만으로도 국내외적으로 입주업체들을 위해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입주업체들은 이번 노 대통령의 방문이 그러나 ‘외화내빈(外華內貧)’에 그치지 않고, 업체들의 애로 사항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특히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그 중에서도 통행상의 불편이 조속히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통행문제의 경우 남북을 왕래하려면 최소 3일 이전에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 통과를 신청해야 하고, 만약 긴요한 업무 등으로 인해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접수시키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관계자는 “CIQ 통과 과정에서 검색 등의 불편은 차치하고, 아무 때나 통과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365일 24시간 자유자재로 통행이 이뤄져야 기업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해 중국 등 외국 바이어들에게 온라인 상으로 상품 홍보를 하지 못하고 남북간 전화도 비싼 국제요금을 물어야 하는 등 통신상의 애로점도 큰 불편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인력 공급문제, 경영 자율성 확보 문제도 개선돼야 할 사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한 관계자는 “현재 가동중인 업체들은 인력난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입주기업들이 정상가동에 들어가면 인력 공급문제가 대두할 것”이라며 “경영 자율성도 나아지고는 있지만 남한의 여건만큼 충족되지 않아 입주업체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경협관련 시민단체인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도 “독일에서는 7천여개의 서독 업체가 동독과 합작.합영.임가공 사업을 하면서 통일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며 “이 업체들이 성공적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자율성 확보가 전제됐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고용.인사.노무 관리의 자율성 확보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개성공단은 현재 총 44개 업체에 북측 근로자 1만7천8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지난 6월 1단계 잔여부지 53만평에 대한 분양이 완료돼 175개 기업이 추가 입주를 결정한 상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