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대회 개최날 핵미사일 핵심 일꾼 20명 체포…南영상 시청 혐의

중앙당 11국 2연구소장 등 주요 간부 적대분자로 전락...소식통 “소형 라디오 청취도 문제삼아”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노트텔과 라디오.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8차 당(黨) 대회를 개회한 5일, 국가보위성 특별 검열조가 핵미사일 개발 핵심 일꾼 20여 명을 긴급 체포하는 특대형 사건이 터졌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일 중앙당 11국 2연구소장과 연구사 등 20여 명이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 소지 및 라디오 청취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여기서 중앙당 11국은 외국에서 들여온 핵미사일 관련 부품을 연구·분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자력화를 꾀하면서 전략무기 생산의 완성도를 높이는 임무를 수행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김정은 시대 핵심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 정보 습득 및 유통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체포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채택된 ‘반동 사상문화배격법’이 중앙당 내부에도 거센 칼바람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소식통은 “우리식 잠수함 내 최첨단 무선통신기를 연구개발해서 친필서한(김정은 국무위원장 편지)을 받은 젊은 연구사들도 이번 사건에 걸려 체포됐다”면서 “핵·로케트(미사일) 연구에 중요한 인재들이지만 남조선(한국) 녹화물 시청에 적(敵)을 동경하는 적대분자로 전락하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체포 작전이 8차 당 대회 개회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도 주목된다. 당군정(黨軍政) 주요 간부들에게 일종의 공포 분위기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 사건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고위 특수기관에 대한 불의 검열에 모두 놀라고 있다”는 분위기다.

이들의 혐의는 11국의 내부 신소에 따라 불거졌다. 이에 조직지도부를 중심으로 은밀한 조사가 이뤄졌고, 불시 검열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다가 국가보위성 요원들이 출근 시간(오전 9시)에 갑자기 사무실에 들이닥쳤다고 한다.

이 같은 사무실 검열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 외부 영상이 삽입돼 있는 외장 하드와 SD카드가 여러 개 발견됐고, 이후에 이뤄진 가택수사에서도 유사한 영상물과 함께 소형 라디오까지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이뤄진 심층 조사에서 “조선말이 알아듣기 쉬워 남조선 한민족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즐겨 들었다”고 토로하는 인물도 나왔다고 한다.

중앙당 11국은 이번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우선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당성 자체 검토에 들어갔고, 사무실과 자택까지 지속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외부 영상물 단속. /그래픽=데일리NK

한편 이번 검열은 외부 인터네트(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중앙 및 교육, 국가기관들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당국은 국가보위성이나 전파감독국에서 밀접 감시하기 힘들었던 곳에서 유사한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